IGC, 창립 10년만에 학생 충원율 84%..제2의 실리콘밸리 꿈꾼다

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2022. 10. 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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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윤 IGC 대표이사 "추격자 아닌 선도자 되는 기반 마련해야"
졸업생들 대기업·국제기구 진출 활발..글로벌 인재 배출 요람

(시사저널=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스탠포드대학과 버클리대학 등 명문대학이 있다. 지난 50여 년간 이들 대학이 배출한 인재들은 실리콘밸리를 혁신과 기술, 창업의 성지로 우뚝 서게 한 원천이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인천글로벌캠퍼스(IGC)의 목표도 제2의 실리콘밸리처럼 되는 것이다. 유병윤 IGC 대표이사는 "글로벌 인재들을 교육시킨 뒤 그들이 다시 와서 일하는 선순환을 통해 새로운 실리콘밸리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학협력을 통한 새로운 기술개발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IGC는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현재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대(SBU)와 패션기술대(FIT), 조지메이슨대, 겐트대, 유타대 등 5개 대학이 들어서 있다. 스탠포드 스마트시티 연구소도 입주해 있다. IGC만의 특화된 교육 시스템이 알려지면서 학생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올 가을학기 기준으로 학생 충원율은 83.8%다. 지난해 가을학기(78.2%)에 비해 5.6% 증가했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2016년부터 졸업생도 배출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유수의 IT기업, 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글로벌 인재가 대거 배출됐다.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IGC의 목표인 세계 유명대학 10개교 및 학생 1만명 유치까지 갈 길이 멀다. 외국인 학생 비율도 아직은 8~9%에 불과한 수준이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뒤, IGC에 입학한 한국 국적의 유학생을 포함해야 약 34%다. 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선 IGC의 미래를 유 대표이사에게 물어봤다.

유병윤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대표이사가 창립 10주년을 맞은 IGC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IGC 창립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벌써 10년이 됐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다. IGC가 2004년부터 해외 명문대학 유치활동을 시작했고, 개교한 건 2012년이다. 중앙정부가 전폭 지원하고 인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IGC를 설립, 성공적으로 운영됐다.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고, 인천시민들도 지원해줬다. 이젠 학부모나 학생들도 IGC의 교육시스템이나 효과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학생 입학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단계 조성사업도 본격 추진되면, 더 잘될 것이다.

10월26일부터 사흘간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 현행법상 외국대학에서 평생교육이 아직 가능하지 않은데, 평생교육을 위해 IGC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세미나, 산학협력을 어떤 방향으로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세미나를 연다. 산학협력도 외국대학은 대상이 아니었는데 관련법이 재작년에 개정됐고, 이후 각 대학이 산학협력단을 설치했다.

기념행사 마지막 날은 학생들 진로 관련 커리어 워크숍이 열린다. 각 대학은 전시회, 영화제, 문화축제, 맥주축제 등을 진행한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뮤직페스티벌이다. 학생들 동아리가 출전하는데 수준이 굉장히 높다. 코로나19도 완화됐으니 시민들을 초청해서 축구장에서 개최한다."

10월26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소감과 성과를 전한다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가 여기 왔는데, 조금이라도 IGC에 기여한다는 점이 좋았다. 재단이 경영, 대학과의 유기적 협력, 지역사회 기여 등을 중점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과정에 보람을 느낀다.

첫째로 경영체계에서 유기적 협업을 강조했다. 재단 조직문화를 협업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둘째는 최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는 여건상 어렵더라도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최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도서관 리모델링을 마쳤다. 팀프로젝트가 많다 보니까 여러 그룹들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IGC는 다른 대학 캠퍼스처럼 정원이나 잔디밭이 많지 않다. 그래서 광장에 꽃밭을 조성하는 등 캠퍼스 정원화 사업도 했다. 지역사회 공헌도 중요하기에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게 했으며, 캠퍼스 내 수영장이나 테니스장 등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졸업생들의 주요 사회 진출 분야와 취업률을 설명한다면. 

"취업률이 83.4%로 높은 편이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1330명 정도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에도 취업하고, 해외 회계법인에도 많이 들어간다. 삼성이나 LG, 셀트리온 등 국내기업에도 입사한다. 그리고 국제기구나 방송국으로 진출하는 학생들도 있다.

겐트대는 분자공학이나 생명공학 전공 학생들이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뉴욕주립대도 이공계 계통이 섞여 있어서 대학원 진학률이 높다. 조지메이슨대와 유타대 졸업생들은 기업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IGC 졸업생만이 갖는 강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아무래도 영어가 가장 큰 장점이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니까 영어로 글을 쓰고, 말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 두 번째는 교육시스템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3·4학년만 돼도 자기가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할 능력이 된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인정하는 것 같다. IGC에서 3년을 공부하고 1년을 본교에 가서 공부하는 시스템인데, 보통 3학년까지 마치고 4학년 때 본교에서 가서 공부를 마치고 현지에서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전체적인 학생 충원율과 외국인 학생 비율은. 

"올 가을학기 기준 전체 학생 수는 3712명이다. 지난해 3504명에 비해 5.6% 늘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83.8% 정도 충원된 것이다. 외국 학생 비율 목표를 40%로 높게 잡았는데, 최근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외국 학생 유치활동을 거의 못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아시아 학생들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데, 그 학생들 늘어나면 충원율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의 상황이 나아지면 자매도시와 연계해서 학생 유치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중국 유학생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 1%만 IGC로 와도 좋을 것이다. 학생 유치활동은 IGC도 하지만, 각 대학에서도 별개로 하고 있다. IGC는 공동입학설명회를 지원하고, 입시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설명회를 하는 정도다.

사실 외국 학생은 완전 외국 국적 유학생과 복귀 유학생이 있다. 복귀 유학생은 한국 국적인데 초·중·고교를 외국에서 나온 학생이다. 완전 외국 국적 유학생은 10% 약간 못 미치는 8~9% 정도 된다. 올해 총 312명이다. 반대로 복귀 유학생은 930명까지 늘었다. 둘 모두 합치면 비율이 33.6% 정도 된다."

추가로 입주할 대학이나 연구소가 있는가. 

"연구소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접촉했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밀너 의학연구소와 협의 중이다. 유타대 의료혁신센터(CMI)는 개설됐는데, 규모가 작아서 확장할 계획이다. 조지메이슨대도 분쟁이나 국제관계 관련 연구소들을 확대해서 들어오려는 협의 중이고, 겐트대도 강점인 해양이나 식품, 분자공학 관련 연구소들을 확장해서 설립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도 있지만, 기존 대학이 본교에 있는 유명 연구소를 여기에 확장하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학은 2단계에서 MOU 체결까지 간 곳은 없다. 현재 일부 대학과 접촉 중이다. 유치 결정은 인천경제청에서 하는데, 현재 2단계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

1·2단계 조성사업 추진상황은 어떤가.

"현재 IGC 전체의 3분의 2 정도는 완성된 것이다. 강의동과 대강당, 도서관, 체육관, 수영장, 편의시설 등은 공동시설인데, 1단계에서 한 것이다. 시설은 1단계에서 미리 했으니 2단계에서는 학생 기숙사나 교수 아파트 정도만 하면 된다. 1단계의 경우 대학 입주와 시설 완공은 다 됐는데, 학생 충원만 100% 안 된 것이다. 희망적으로 보면 2~3년 후면 100%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IGC의 향후 10년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2단계로 5개 대학을 유치하고, 연구소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 이후 상호간 시너지가 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인재들을 교육시켜서 기업, 대학원에 진학시키고, 그 인재들이 전문가로 성장한 후 다시 여기에 와서 일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실리콘밸리가 스탠포드대 등 대학이 있어서 가능했듯이, 우리도 계속적인 선순환을 통해 새로운 실리콘밸리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학협력을 통한 새로운 기술개발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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