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플랫폼 만드는 SK바사, 국제기구 2000억 지원받는다

리처드 해치트(왼쪽부터) CEPI CEO,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mRNA 백신 개발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와 손잡고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CEPI는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 최대 1억 4000만 달러(약 201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CEPI와 협약식을 갖고 자사 백신 플랫폼을 mRNA로 확장하는 R&D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리처드 해치트 CEPI CEO,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CEPI는 미지의 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중·저개발국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 세계 백신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RNA 백신 플랫폼 기술 및 백신 라이브러리 개발' 지원과제의 첫 대상 기업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Lassa fever) 바이러스를 mRNA 백신 플랫폼 연구에 적용한다.

우선 지원받은 4000만달러(약 573억원)로 mRNA 백신 플랫폼 연구과제 2건에 대한 임상 1·2상까지 진행하고, 나머지 1억달러(약 1429억원)로 임상 3상 및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측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에 협업하기로 했다. 게이츠재단이 연구개발비 200만달러(약 28억원)를 지원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활용한 mRNA 플랫폼 전임상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 연구에서 얻은 기술 성과는 이번 CEPI와의 협력과제에서도 활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구축한 mRNA 백신 플랫폼과 강화된 네트워크로 글로벌 전염병 확산 위험에 빠르게 대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mRNA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항암 백신 등 신규 파이프라인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리처드 해치트 CEPI CEO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언제 다시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지의 바이러스에 단 100일 만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파트너십 확장은 mRNA 플랫폼 기술을 검증하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수기자 kim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