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발이 골프채 모양..'선천성 만곡족'

박효순 기자 2022. 10. 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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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아기의 발 모양이 안쪽으로 향하거나 발꿈치가 들리고, 발의 앞쪽 끝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골프채 머리 모양의 변형을 보이는 족부 기형을 ‘선천성 만곡족’(彎曲足) 또는 ‘선천성 첨내반족’(尖內反足)이라고 한다.

신생아 1000명 중 1~2명 꼴로 발견된다. 일찍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발 변형이 심해져 일반적인 신발을 신을 수 없거나 심지어 발등으로 걸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산부인과 김유민 교수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이상하거나 신경 근육 이상 또는 유전적 요인으로도 ‘선천성 만곡족’ 족부 기형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초음파검사 등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선천성 만곡족’을 단순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생후 치료 예후도 출생 전에 미리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산부인과 김유민 교수의 ‘선천성 만곡족’ 태아 초음파검사 장면. 중앙대광병병원 제공

김 교수는 “3차원 초음파로 태아의 발 모양과 크기뿐 아니라, 측정 방향에 따른 변형각, 하퇴근 위축 등을 측정하여 ‘선천성 만곡족’의 심한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질환의 심각도 및 치료 예후의 예측은 분만 전 임신부 및 보호자 설명 과정뿐 아니라 의료진의 치료계획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광명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는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은 환아 중에는 단순히 발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기형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근골격계 장애뿐 아니라 수유에도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여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리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의 정보를 알고 바로 신생아중환자실로 입원하여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고 출생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고 출생한 아기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출생 직후부터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뼈 자체에 이상이 있는 ‘특발성 만곡족’의 경우에는 매주 한 번씩 점진적으로 삐뚤어진 족부의 여러 관절들을 정상적인 모양으로 맞춰주는 소위 ‘폰세티(Ponseti) 도수요법’ 및 ‘석고 붕대 교정법’을 적용한다.

소아정형외과 최인호 교수의 ‘선천성 만곡족’ 진료 장면. 중앙대병원 제공

중앙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최인호 교수는 “심한 만곡족의 경우 흔히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 필요하고, 재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조기를 밤마다 수년간 차야만 한다”면서 “중앙대병원에서는 지난 5년간 약 200명 넘는 환아들에게 무릎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곡족 전용 외전보조기를 착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폰세티(Ponseti) 비수술적 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약 20% 환아에서는 변형이 심하여 만족스럽게 교정되지 않거나 재발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굳은 연부 조직에 대한 이완술, 힘줄 이전술, 절골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기 때문에 태어나는 아기가 선천성 만곡족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산전 초음파검사로 관찰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관건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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