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중국인에 100만원씩 뭉칫돈 입금하던 그 남자의 정체

박양수 2022. 10. 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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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70대 A 씨는 단지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수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먼저 ATM을 이용 중인 20대 B씨가 바닥에 검은 가방을 놓고 5만원 뭉치를 연거푸 꺼내 계속 송금을 하고 있었던 것.

A씨가 떠난 뒤에도 송금을 계속하던 B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송금 장소로 A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 ATM을 쓴 것 역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령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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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 송금 장면 목격한 70대, 경찰 신고로 현금수거책 체포 기여
ATM 부스 앞 CCTV 영상.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 7월 29일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70대 A 씨는 단지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수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먼저 ATM을 이용 중인 20대 B씨가 바닥에 검은 가방을 놓고 5만원 뭉치를 연거푸 꺼내 계속 송금을 하고 있었던 것.

부스 밖에서 A씨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알아챈 B 씨는 "좀 오래 걸릴 것 같으니 먼저 쓰시라"며 자리를 비켰다.

그렇게 ATM 앞에 선 A씨 눈에 수상한 영수증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같은 이름으로 100만원씩 계속 입금되고 있었는데, 수령인 명의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임을 직감한 A씨는 영수증 몇 장을 챙겨 부스 밖으로 나와 인근 파출소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A씨가 떠난 뒤에도 송금을 계속하던 B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25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B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고용된 현금 수거책이었다. 그는 '저금리 대출을 해줄 테니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상환하라'는 말에 속은 40대 여성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아 정해진 계좌로 송금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금 장소로 A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 ATM을 쓴 것 역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령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경찰서는 B씨를 사기 등 혐의로 입건하고 현장에서 압수한 2100만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이미 송금된 900만원에 대해선 계좌 추적 등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선 '피싱 지킴이'로 선정,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피싱 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이다.

A씨는 "나한테 피해만 안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이웃에게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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