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성관계'까지 터진 충북, 대책은 교장선생님 성교육?

충북교육청 지난 5년간 성비위 교직원 32명 적발
해임 등 중징계 교직원은 9명에 그쳐
올해에만 10여 명의 성비위 적발
대처는 이달 말까지 학교장의 성비위 예방 교육
충북교육청 "당장 현실적 조치 먼저 시행" 해명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충청북도교육청이 소속 교직원들의 잇따른 성비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행정직 교직원이 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생과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부하 직원에게 갑질과 성희롱을 일삼아 정직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문제는 충청북도교육청의 대처다. 교직원들의 잇따른 성비위 일탈에 위상이 떨어지자 ‘열흘 안에 학교장 혹은 기관장이 전체 교직원에게 성비위 예방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충북교육청은 청주 지역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한 A(7급·여)씨가 부하 직원에게 상습 성희롱을 하고 갑질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다른 행정직 B(7급)씨는 미성년자인 여중생(13)과 성매매를 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미성년자의제강간)로, 직속기관에 근무하는 C(시설직 6급)씨는 버스를 타는 여성을 뒤쫓아가 엉덩이를 만진 혐의(강제추행)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D(9급)씨는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로 넘겨졌다.

이밖에 직속기관, 학교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과 고등학교 교사, 기간제 교사도 성비위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거나 징계 처분됐다.

충북교육청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충북교육청 소속 교직원이 성비위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32건이다. 이 가운데 해임, 파면, 당연퇴직한 교직원은 9명에 그쳤다. 올해에는 교직원 10여 명이 성비위로 적발됐다.

걷잡을 수 없는 소속 교직원들의 성비위에 충북교육청이 칼을 빼들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충북 KBS에 따르면, 충북교육청이 전체 학교와 직속기관 830여 곳의 교직원 2만 5천여 명에 대해 이달 말까지 학교장이나 기관장으로부터 성비위 예방 교육을 받도록 조치를 취했다.

현장에선 교직원 법정 의무 성교육이나 징계 양정 안내 이상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KBS에 “전에 했던 성폭력 예방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평소에) 더 많이 더 실질적으로 더 형식적이지 않게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직접 강사로 나선 학교장조차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지적이 나올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성비위 발생과 은폐·축소를 막기 위해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치부터 먼저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화빈 (hwa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