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에 시장 '싸늘'..미국 상장 중국 5대 기업 시총 75조원 증발

김서영 기자 2022. 10. 25. 08: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일본 경찰관이 24일 닛케이225지수를 보여주는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에 서 있다. 대부분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뒤늦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 뒤 중국증시와 홍콩증시는 하락했다. 중국의 3분기 GDP는 작년 동기대비 3.9% 성장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더욱 강화된 집권 3기가 출범하자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당국의 기업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주가는 24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65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건차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골든 드래건 차이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14.5% 급락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는 장중 19% 이상 폭락하다 12.5% 하락 마감했고, 핀둬둬는 24.6% 폭락해 거래를 마쳤다. 텐센트 뮤직은 장중 18% 급락했으나 최종 4% 하락했다. 바이두 또한 12.2% 폭락했고, 전기 자동차 주식 니오는 16%, 리오토는 17%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다우존스마켓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 521억7000만달러(약 75조2291억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시가총액은 지난주 금요일 1877억9000만달러에서 이날 1663억4000만달러로, 핀둬둬 시가총액은 739억1000만달러에서 557억2000만달러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새로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알리는 중국 일간지들이 놓여있다. 시 주석은 16~22일 열린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관례를 깨고 총서기 3연임을 확정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위안화는 25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3084위안에 거래돼 위안화 가치가 2007년 12월 이후 15년만에 최저로 추락했다. 앞서 홍콩증시에서도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11.4%, 바이두는 12.2%, 메이퇀은 14.8% 급락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6.36% 폭락해 2009년 초 이후 최저치에 도달했다.

‘시진핑 3기’에 이처럼 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시 주석이 통제를 강화해 경제와 민간 기업을 압박하리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 주석이 공산당 지도부를 충성파 일색으로 채운 만큼 그가 경제 정책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제동을 걸 사람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HB인베스트먼트의 샤리프 파르하 투자대표는 “절대적인 권력이 국내외적으로 가혹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나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만 JP모건 수석 전략가 마코 콜라노빅은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