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형 광고 시대의 종말과 빅테크 도미노 침체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22. 10. 2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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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메타, 아마존 어닝 위크 앞두고
빅테크별 회복탄력성 격차 커져
/AP연합뉴스
[서울경제]

타깃형 광고 끝나니 빅테크 성장률도 한자릿수

2010년대 타깃형 광고를 중심으로 성장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빅테크들의 성장 전망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소비가 급성장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렸던 소셜미디어가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이후 타깃형 광고가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실질적인 소비 위축 현상이 벌어지면서 빅테크 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현지 시간) 월가를 중심으로 이번 주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 UBS의 한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광고주들이 예산 삭감과 동시에 4분기 성수기에 대한 희망으로 예산 집행을 보류하고 있다"며 "거시적 불확실성이 만연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도 경제 전망과 강달러 상황 속에서 디지털 광고 전반의 예산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25일 발표), 메타(26일), 애플·아마존(27일) 등 5개 기업의 3분기 총매출 성장률이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직접적인 타격을 보인 곳은 소셜미디어 스냅이다. 지난 2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스냅은 이용자당 평균 수익(ARPU)가 크게 떨어지고 매출 성장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3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에 탄력성 있게 대응해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지 3분기 만에 이 같은 폭락 사태를 겪은 것이다. 특히 스냅의 경우 전체 직원의 20% 가량을 해고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디지털 광고 매출 성장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스냅 측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압력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등 이유로 광고주들이 예산을 줄이고 있다"며 당분간 성장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했다.

/AP연합뉴스

본업 흔들리는 메타··· “메타버스 투자 줄여야”

이달 26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메타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저스틴 포스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메타에 대한 매수 의견을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 주가를 196달러에서 150달러로 하향했다. 하향 이유로는 내년도에 대한 불확실성과 디지털 광고 매출 하락, 인스타그램 릴스의 부진을 내세웠다.

메타의 경우 주력 매출원인 디지털 광고 성장세가 올 2분기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성장세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치명적인 상황이다. 기존에는 광고 수익원을 동력으로 신사업인 메타버스 부문에 투자했지만 이 같은 구조도 ‘대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메타가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타 투자자인 알티미터 캐피털의 브래드 거스트너 최고경영자(CEO)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연간 50억 달러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 역시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1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타격을 입었다. 이 중 광고 매출의 경우 10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에 그쳤다.

/AP연합뉴스

자체 데이터 확보한 구글, 아마존 ‘양호’

다만 자체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아마존의 경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알파벳의 광고 매출은 올 2분기 56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상승했고 검색 광고 매출은 이보다 높은 13% 오름세를 보였다. 월가에서는 올 3분기 주당 조정 순이익(EPS)를 전년 동기 (1.40달러) 대비 10% 이상 떨어진 1.25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침체 상황에서의 회복탄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튜브의 광고 매출 성장세가 실적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닷컴의 자체 데이터를 확보한 아마존 역시 불황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광고 매출 성장세가 18%를 기록해 이번 3분기 자체 데이터 여부를 두고 빅테크의 실적 희비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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