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채권 인기 '쑥'.. 증권사 고객 모시기 분주

강수지 기자 2022. 10. 2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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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주린이' 가고 '채린이' 온다②] 진입장벽 낮추고 상품 라인업 다양화

[편집자주]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장외 채권 순매수 금액은 14조7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조5412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증권사들도 다양한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투자자 유치에 한창이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는 외면받고 우량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기업의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질 조짐이 보이자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해 채권 투자 경험이 적은 투자자가 채권에 대한 안내와 분류를 이해하고 이를 즉각적으로 화면 내에서 매수가 가능하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신한투자증권
◆기사 게재 순서
① 동학개미 떠난 자리 채권투자자 몰린다
② 증시부진에 채권인기 '쑥'… 증권사 고객 모시기 분주
③ '채린이' 대세라는데… 채권 투자시 유의점은?
④ 회사채 금리 급등에… 기업 자금조달 '빨간불'

올해 국내 증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통상 채권은 고액자산가나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신규 개인투자자 고객 확보에 열띤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KB·신한투자·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채권 투자 최소 거래단위를 1000원으로 낮춰 진입장벽을 낮추고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를 통한 온라인 채권 매매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잇따라 마련하며 고객 모시기에 분주하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열풍에 국내 리테일(소매금융) 채권 판매 1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이미 올해 누적 리테일 채권 판매액 16조원을 넘어섰고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8월말 10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MTS 개편 등 온라인 채권매매 서비스 강화


KB증권은 지난 3월 브라질국채 온라인서비스, 5월 신종자본증권 온라인서비스를 개시하며 고객편의성 증진을 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지난 8월말 10조원을 돌파한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 17일 기준 1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이달 초 고객들이 채권을 온라인으로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MTS 'M-able'의 채권 메뉴 개편도 실시했다. 투자 금액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량이 계산돼 채권을 매수할 수 있도록 했고 매매금리, 은행예금환산수익률 등 다소 어려운 채권 용어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상황이 채권 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향후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좀 더 쉽고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개편·강화하고 있다"며 "내년 채권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추가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신한투자증권의 온·오프라인 리테일 채권 판매 금액은 10조원을 돌파, 전년 대비 약 160% 이상 증가했다. /자료=신한투자증권, 그래픽=강지호 기자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2019년 미국국채 최소투자금액을 100달러로 낮춰 모바일로 실시간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국채, 단기사채 모바일 매매시스템을 오픈했고 지난 5월 조건부자본증권까지 모바일로 매매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8월말 기준 온·오프라인 리테일 채권 판매 금액이 10조원을 돌파, 전년 대비 약 160% 이상 증가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채·KP물(국내 기업의 외화표시채권) 중심으로 판매가 진행되며 지난 17일 기준 리테일 채권 판매 금액은 13조원 수준으로 뛰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 라인업이 고객들의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종류·만기별 채권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것을 본질적인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며 "MTS는 향후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해 채권 투자 경험이 적은 투자자가 채권에 대한 안내와 분류를 이해하고 이를 즉각적으로 화면 내에서 매수가 가능하도록 개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론칭한 '해외채권 모바일 매매 서비스'는 론칭 일주일만에 판매규모가 6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 론칭과 함께 기존 1만달러(약 1400만원)였던 미국국채 최소투자금액을 100달러(약 14만원)까지 낮춰 진입장벽을 줄였다.

서비스 론칭 후 일주일간 삼성증권에서 해외채권을 매수한 전체 고객 가운데 88%가 모바일 앱을 활용해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 모바일 채널을 통해 매수할 수 있는 해외채권은 미국국채·선순위 KP물이며 매매 가능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마련돼 있는 해외채권 모바일 매매 서비스 등을 문제없이 열심히 서비스해드리고 향후 다양한 채권 투자 상품 라인업을 마련해 투자자분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론칭한 '해외채권 모바일 매매 서비스'는 론칭 일주일만에 판매규모가 6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제공=삼성증권


월급처럼 이자받는 채권?… '월이자지급식 채권' 열풍


각 증권사들이 높아진 채권 수요에 발맞춰 상품 라인업을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월이자 지급식 채권'이 등장했다. 매월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고금리시기인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세후 이자를 매월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8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월이자 지급식 채권 판매를 개시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AA)이 발행한 만기 1~3년, 세전 수익률 연 3.7~4.4%의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로 같은 달 중순 10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1억원을 투자하면 1년간 매달 세후 약 30만원의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셈이다.

뒤이어 한국투자·KB·키움증권 등 각 증권사에서 월이자 지급식 채권을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달 중순 KB증권은 연 4%대 금리의 신한은행(AAA) 월이자 지급식 채권 판매를 개시했다. 시중은행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안정성이 우수하며 은행 정기예금 대비 금리가 높아 은퇴 후 생활자금 목적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투자자 성향이나 자금 계획에 따라 5년 후 중도상환되는 신종자본증권, 절세 목적의 저쿠폰 채권, 매매차익을 위한 장기국고채, 매월 현금흐름이 가능한 월이표채(월이자 지급식 채권), 외화투자목적의 달러국채와 크레딧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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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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