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28. 마가목

강병로 2022. 10.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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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이 넘었지만 두발로 걷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비결이요? 그런 건 없습니다. 꾸준히 걷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산행에서 가끔 뵙는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을 만날 때마다 '내가 저 나이에 두발로 온전히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 그렇게 오르는 길은 갈지(之)자거나 능선을 여러차례 넘나드는 고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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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역 가리왕산의 특별한 주인

“아흔이 넘었지만 두발로 걷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비결이요? 그런 건 없습니다. 꾸준히 걷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산행에서 가끔 뵙는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을 만날 때마다 ‘내가 저 나이에 두발로 온전히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은 먹고 마시는 데 집착하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 특별히 챙기는 식품이 없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다만, 이런 말은 전했습니다. “산에 오르거나 길을 걸을 땐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 곳에 왜 가는지를.” 그러면서 산야초 산행을 권합니다.

정해진 길 없이 눈과 발이 닿는 대로 산에 오르고 걷는 것이 산야초 산행입니다. 산 어디쯤에서 ‘오늘은 저곳으로…’ 하면 그날의 길이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걷지 않습니다. 산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 그렇게 오르는 길은 갈지(之)자거나 능선을 여러차례 넘나드는 고된 길입니다. 한 곳에서 한가지 약초를 보면서 오랜 시간 머물기도 하지요. 해발 1561m 가리왕산! 그 산에 들면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식생 보고답게 온갖 나무와 식물이 반깁니다. 야생 산마늘과 곰취, 병풍취, 더덕취, 표고, 산삼 등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의 진귀한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리왕산에서 만나는 특별한 나무 중 하나가 마가목입니다. 잎이 말의 이빨을 닮아 마가목으로 불리는 이 나무는 잎과 줄기 열매 모두 나물과 약재로 씁니다. 어린잎은 나물로, 속껍질은 위 치료제로, 열매는 기관지염과 관절 치료 및 강장제로 사용합니다. 가리왕산 마가목이 특별한 건 크기와 해발 표고에 있습니다. 1000m 이상의 험준한 고산지역에 8m 넘게 자라지요. 이 나무는 파란 가을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일 때가 제격입니다. 푸른 이끼를 키우는 고목일수록 멋스럽지요. 나무 한 그루가 가리왕산의 풍경이고 상징이 됩니다.

‘나무 산삼’으로도 불리는 마가목은 비타민C, 카테킨, 카로틴 등이 풍부해 염증억제와 근육통·관절염 치료 및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입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마가목은 중풍과 어혈을 치료하며 몸이 약한 사람의 몸을 보호한다’고 했습니다. 주로 차와 담금주로 마시는데 하루 1~2잔이 좋습니다. 2018 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으로 제 몸 일부를 내줬던 가리왕산. 요즘 그곳에 ‘국가정원’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제 살을 도려낸 희생을 생각한다면 국가정원 지정이 당연해 보입니다. 마가목 군락지도 보호할 겸.

▲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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