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지구에 녹지 35% 확보땐 120m 건물 허용

송은아 2022. 10. 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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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재개발 도심 찾은 吳시장, 정비계획 변경 발표
"건물 올리는 대신 공원 비율 늘려"
기부채납 더하면 녹지 50% 달해
광화문 ~ 용산 ~ 한강 7km 구간은
'국가상징' 거리로 조성 계획도

서울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녹지가 절반 이상인 초고층 빌딩 숲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재개발 과정에서 시민이 자유롭게 오가는 개방형 녹지를 35% 이상 만들면 건축물 높이를 최고 120m 이상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부채납 부지를 더해 세운지구 전체 공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린다. 광화문∼용산∼한강에는 서울을 대표할 ‘국가상징가로’를 만들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를 찾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리브고슈는 도심 재개발을 하면서 건물 고도제한을 37→137m로 대폭 완화해 적극적인 민간 참여를 유도한 지역이다.

세운지구 재개발은 건물을 높고 가늘게 올리는 대신 남는 땅에 쾌적한 녹지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이 같은 방식으로 서울 도심을 ‘녹지생태도심’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히고, 세운지구에서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이 가능하도록 세운지구 정비계획 변경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는 현재 171개 정비구역으로 쪼개진 세운지구를 21개 구역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큰 덩어리로 합쳐진 구역에서 개방형 녹지를 대지 면적의 35% 이상 확보하면, 높이 제한이 최고 120m 이상으로 완화된다. 여기에 기부채납 등을 더해 세운지구의 절반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만드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다. 개방형 녹지는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지상 녹지공간을 말한다.

아울러 시는 세운지구 중 을지로 주변은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높이 제한을 160m 이상까지 완화하는 안을 추진한다.

시는 세운지구 정비구역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착공 전인 구역은 주민이 원하면 이번 가이드라인에 맞춰 사업 방향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시는 내년부터 정비사업 때 전체 면적의 30%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의무 조성하도록 결정했다. 녹지생태도심 실현을 위해서다. 이 경우 90m로 경직됐던 기존 높이 제한이 완화된다. 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부문)을 올해 내에 결정 고시할 예정이다. 현재 주민공람과 시의회 의견청취를 마쳤다.

오 시장은 이날 광화문에서 용산을 거쳐 한강까지 7㎞ 구간을 ‘국가상징가로’로 본격 조성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 구간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녹지생태 가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차도는 줄이고 보도와 녹지를 늘려 광화문광장의 활력이 한강까지 이어지는 선형 녹지축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시는 국가상징가로 중 서울역에서 용산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5.3㎞ 구간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역∼한강대로 4.2㎞의 차로는 6∼9차로를 4∼6차로로 줄인다. 대신 보행로 폭은 최대 1.5배 확장하고 자전거 도로를 신설한다. 한강대로에는 스마트 자율주행 버스전용차로 기반 시설을 조성한다. 용산공원 주변 등에는 다층 구조의 가로수를 심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든다.

앞서 시는 지난해 5월 국가상징가로와 연계해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1.55㎞ 구간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마쳤다.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늘렸다.

한편 시는 철도차량 기지 상부에 인공지반을 만들어 업무·주거 시설 등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서차량기지부터 입체 복합개발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에는 시가 관리하는 차량기지 9곳(수서, 신정, 창동, 방화, 신내, 군자, 고덕, 천왕, 개화)과 수색, 용산 등 코레일이 관리하는 차량기지 6곳이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프랑스 리브고슈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들 철도 차량기지를 시 외곽으로 옮겨달라고 하지만 경기도 등에서 받을 곳이 없다”며 “리브고슈와 같은 (복합개발) 방식을 서울 철도 차량기지에 적용하면 토지 이용도와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브고슈에 와보니 소음·진동이 없어 생각보다 훨씬 쾌적하고, 주거나 업무 공간으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전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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