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첫날, 홍콩 증시 6% '뚝'
시장 친화적 정책 약화 우려
'범중국 증시' 폭락 불러
위안화 가치도 15년래 최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된 집권 3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24일 홍콩 증시가 6% 이상 떨어지는 등 범중국 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 주석이 대외 강경 정책을 재확인했고, 개혁·개방파로 분류되던 리커창 총리 등이 권력을 잃으면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6% 떨어진 15180.69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7.30% 떨어져 역대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직후 기준으로 1994년 지수 출시 이래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빅테크 및 소비재 기업들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딜리버리 앱인 메이퇀은 14.12%, 바이두는 11.59% 급락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역시 각각 9.54%, 11.35% 밀리며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2.02%), 선전성분지수(-1.76%)도 하락했다. 특히 중국 역내 위안화 가치는 한국시간 오후 7시 현재 달러당 7.2630위안으로 떨어져 2008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2일 폐막한 제20차 공산당 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 1인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제로 코로나’ 등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으리라는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유나이티드 퍼스트 파트너스의 저스틴 탕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을 무제한 내놓을 수 있는 시 주석의 권력이 공고해졌다고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킹스턴증권의 디키 웡은 홍콩 증시가 공포에 따른 투매 분위기라며 “중국 지도부 개편과 미·중 긴장이 불확실성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내수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3.9%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보다는 높았지만, 9월 소매판매는 2.5% 증가에 그쳤다. 9월 수출도 5.7% 증가로 지난달(7.1% 증가)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국 주변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에 지난 21일 뉴욕 증시가 급반등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04%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0.31%, 0.29% 올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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