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만 보는 우리 아이, 혹시 사경증?

권대익 2022. 10. 2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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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제공

반듯한 자세로 놓아도 어린 자녀의 고개가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사경(斜頸)’을 의심해야 한다.

목과 가슴 부위를 연결하는 근육인 ‘흉쇄유돌근(목 빗근)’ 이상으로 손상된 쪽 근육이 수축돼 머리가 기울어지고 자연적으로 턱이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어린이 사경은 출생 직후부터 5개월 이전까지 영ㆍ유아에서 비교적 흔하다.

이때 적절한 치료하지 않으면 얼굴 비대칭뿐만 아니라 척추ㆍ어깨ㆍ골반까지 비대칭적으로 변형돼 회복하기 어렵기에 조기 치료해야 한다.

어린이 사경은 모두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흉쇄유돌근 이상으로 생기는 근육성 사경이 가장 흔하다.

자녀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생길 수도 있고, 태어나는 순간에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미숙아나 쌍둥이 출산이 늘면서 근육에 종괴가 없는 자세성 사경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장대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어린 자녀에게 젖을 먹이거나 재우려 할 때 자녀가 머리를 한쪽으로만 돌리려고 하고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할 때 울며 보채거나, 한쪽 목에 뭔가가 만져지거나, 자녀 뒤통수나 이마, 눈, 턱 모양이 비대칭이라면 사경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한쪽 흉쇄유돌근 이상에 의해 생기는 근육성 사경이다. 이밖에 △자세성 사경 △뼈 기형에 의한 사경 △사시 등으로 발생하는 사경 △신경학적 문제 △뇌종양으로도 발생한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자세가 잘못됐거나 출생 시 목 근육이 손상되면 나타나는 것으로 만약 자녀 목에서 단단한 종괴가 만져지면 선천성 근육성 사경을 의심할 수 있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대개 출생 후 2~4주쯤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목에서 우연히 만져지는 혹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데 이러한 선천성 근육성 사경도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얼굴ㆍ목ㆍ허리 등이 변형되고 심하면 수술해야 한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목 근육의 일종인 흉쇄유돌근 종괴와 수축으로 발생하는데 이러한 종괴 형성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분만 시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태아기 목 근육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괴 특성에 따라 크기가 매우 크거나 섬유화 정도가 심하거나 조기 치료를 놓쳤다면 수술해야 한다.

따라서 신생아는 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검사로 흉쇄유돌근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보통은 두꺼워져 있을 때가 많지만, 근육 조직 변성만 있을 때도 있다.

이 밖에 자녀의 발달, 안구 운동 확인, 경부(목) X선 촬영으로 어린이 사경 여부를 판단한다. 신경 발달 이상이 의심되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사경이 지속되면 머리 한쪽이 납작해지고 얼굴 비대칭이나 척추측만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 사경이 발견되는 어린이의 10~20%는 엉덩이관절 이형성증이 동반될 수 있는 만큼 엉덩이 관절 검사를 해야 한다.

장대현 교수는 “흉쇄유돌근 멍울이나 두께를 확인하는 이유는 사경 중증도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크다고 해서 심한 것은 아니다”며 “두께 차이, 손상된 근육 길이, 섬유화 정도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엉덩이 초음파검사도 함께 시행하는데, 명확한 인과 관계는 알 수 없지만 사경이 있는 신생아에서 엉덩이관절 탈골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어린이 사경 유병률은 1~2%로 보고되는데 일부 어린이에게서는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자녀 상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에 자녀가 사경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짧아진 흉쇄유돌근 스트레칭, 상대적으로 근력이 부족한 반대쪽 목 근육 강화 훈련, 발달 촉진, 대칭적 발달을 위한 재활 치료로 이뤄진다. 치료는 생후 3개월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약 초기 재활 치료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보통 문제 되는 흉쇄유돌근 절제술로, 보통 1세 이후로 고려된다. 그러나 수술 후 재활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유착 등으로 인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에 수술 후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단순 사경이 아니라 목뼈나 눈 문제로 사경이라면 잘못 진단해 물리 치료를 하면 더 심해지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대현 교수는 “어린이 사경은 일반적으로 부모가 처음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자녀가 한쪽만 응시하거나 고개가 기운다든지 두상 비대칭이 보인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 진료를 보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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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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