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50조원+α' 대책 '모자라다'..국채금리 하락에도, CP 오히려 상승

세종=박소정 기자 2022. 10. 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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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發 유동성 위기 대책 발표 이튿날
국고채 금리 만기물별 일괄 하락하며 거래 마쳐
'직격탄' 91일물 CP금리는 상승..14년 만 최고
"단기자금시장 냉담..'이 정도론 부족하다' 반응"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50조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시장은 “아직 모자라다”는 반응이다. 국고채를 비롯한 채권 금리가 대부분 하락 마감하는 등 일단 안정세를 보이긴 했으나 지난 주말 불 지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 전환(피봇·pivot) 기대감의 영향이 큰 것 같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오히려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기업어음(CP·91일물) 금리는 상승 마감했다. 금융위기인 2009년 1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로 망가진 단기금융시장 및 크레딧 시장의 회복은 좀처럼 쉽지 않은 모습이다.

24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0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4.305%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금리는 이날 연물을 가리지 않고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었다. 10년물 금리는 연 4.503%로 12.9bp 하락했고,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4.7bp, 16.1bp 내린 연 4.491%, 연 4.324%에 마감했다. 20·30·50년물도 각각 5~6bp가량 내렸다.

24일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모습. /연합뉴스

국채시장 안정화에는 미 연준의 피봇 기대감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 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겠으나, 12월엔 인상 폭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달 연속 75bp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기존 우려와 달리, 12월엔 50bp만 올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새로 형성된 것이다. 이런 소식에 미 국채 금리도 일제히 내려앉았다.

더욱이 국내에선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이 가동된다는 이슈가 있었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금융당국은 전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긴급 개최해,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조성해 이번 문제의 시작점이었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을 지원하고,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프로그램의 매입 한도도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대책 발표가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키기엔 부족했다는 반응이 이날 시장 상황을 통해 관찰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국고채 금리가 10bp 이상 하락 반전하긴 했지만, 최근의 급등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20~21일 상황을 보면 단기자금시장이 망가진 여파가 국채로 전이된 모습이 연출됐는데, 그 부분을 일부 되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P 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 마감한 것도 이런 반응에 설득력을 더한다. 91일물 CP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bp 오른 연 4.37%에, 91일물 CD 금리는 2bp 상승한 연 3.92%에 거래를 마쳤다. CP 91일물 금리는 2009년 1월 21일(연 4.3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 연구원은 “CP나 크레딧 쪽까지 강세를 보이지 못한 것은 ‘이 정도 대책 가지곤 안 된다‘는 인식으로 해석된다”며 “대책이 나온 지 하루밖에 안 됐기 때문에 체감이 되지 않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혔다가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된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선 정부의 이번 대책이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한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제 발표한 대책은 일단 금융위가 쓸 수 있는 자금과 여력으로 하고, 추가로 필요하면 한국은행에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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