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썼으면 됐죠" vs "그래도 아직"..실내 마스크 해제 언제쯤
자영업자들 "규제에 2년 장사 못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먹자골목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40대 점주 A씨.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그간 의무화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이미 식당이나 술집에 오면 손님들이 다 마스크를 벗고 있지 않으냐"며 "대중교통이나 가게에서만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식의 규제다. 이제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데 이어 실내 착용 대상도 축소하고자 검토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이 고심 중인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이로 인한 연말 매출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에 따르면 당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 대상 축소와 관련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 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실내 모든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나라는 한국과 이집트뿐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1일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이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위에서 의견들을 모으면서 검토 중"이라며 "실내 마스크에 대해 서로 상반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17개월 만인 지난달 전면 폐지한 만큼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지지여론이 커지고 있다.
당시 설문 결과,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60.3%)이 없는 사람들(54.3%)에 비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따른 차이는 일부 있지만, 국민 절반 이상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원한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이 같은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실내 마스크 해제가 소비자들의 내적 긴장을 완화해 모임·회식 등이 많은 연말께 야간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단 판단에서다.
서울 소재 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직원 B씨는 "팬데믹 초기하고 다르게 코로나19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도 많이 줄었고, 또 회사들도 예전처럼 (확진자에게) 휴가 등을 안 주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엔데믹이니 모든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정상화하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또 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C씨는 "아직 코로나19에 안 걸렸다 보니 감염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건 개인이 조심해야지, 정부가 강제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코로나19가 터지고 3년 가까이 너무 고생했다. 매출이 가장 많아야 할 연말 장사를 두 번이나 날렸다"며 "의료시설이나 요양시설 등이 아닌 곳에서는 전면 해제를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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