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갑자기 4엔 '껑충'..日 또 슬쩍 시장개입했나

김규식 2022. 10.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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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상최대 53조원 투입
사흘만에 다시 엔화 매입한듯
국민 55% "초저금리 재검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지난 21일 심야에 이어 24일 오전에도 엔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엔 매입-달러 매도'의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화가치가 일시적으로 4엔가량 올랐는데, 개입을 했다면 지난 21일처럼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복면개입(비공개 개입)'으로 보인다. 지난 21일의 시장 개입은 사상 최대인 5조5000억엔(약 53조원)에 달했다는 추정이 나오지만, 일본은행이 엔저의 원인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시장 개입 효과에 대해 제한적·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49엔대 후반까지 내려간 뒤 갑자기 145엔대로 올랐다. 이후 이날 오후에는 다시 149엔대로 내려가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엔화가치가 지난주 달러당 147.79엔 수준에서 거래를 마친 것을 감안하면 이날 오전 2엔 가까이 하락했다가 갑자기 4엔가량 올랐던 셈이다.

닛케이는 이날 오전 갑작스러운 엔화가치 상승에 대해 "지난 21일에 이어 엔 매입 개입을 실시했다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24일 오전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일본은 21일 밤늦게도 32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엔저를 막기 위해 복면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저녁 9시대에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151.94엔가량으로 떨어졌고 10시를 전후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밤 11시 40분을 전후해 엔화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해 22일 새벽 1시께에는 달러당 144엔대까지 올라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에는 시장 개입 사실을 공개했다.

닛케이는 '지난 21일의 시장 개입 규모가 사상 최대인 5조5000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시장참여자들이 추산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엔저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엔저의 근본 원인인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미·일 금리 차이가 지속되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저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질문에 55%가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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