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감세안, 동화같아" 수낵 등판에 시장 안도
재정지출 삭감 등 첩첩산중
차기 英총리 불확실성 해소
파운드화 가치는 소폭 상승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트러스 전 총리 재임 중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 영국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 훼손 및 차입 비용 증가에 따른 부채 상환 능력 악화 등으로 인해 대외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다.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영국 경제성장률이 0.3%로 4월 전망치(1.2%)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데다 에너지 요금 급등, 주택담보대출 이자 급증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오는 31일에 예산안 발표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영국인들이 증세와 지출 삭감의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불안정한 정치 환경도 극복 과제다.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은 총리가 길어야 3년 버틸 정도로 리더십 교체가 잦았다. 과거 마거릿 대처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10년 이상 집권해 일관된 경제정책을 편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에너지 위기도 해결해야 한다. 유럽에서 오는 가스 공급이 축소될 경우 겨울철 정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수낵 전 장관의 차기 총리 가능성을 반기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수낵 전 장관이 총리로 유력하다는 보도에 장중 0.9% 상승해 1.1401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수낵 전 장관은 지난 9월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과 차입 계획에 대해 "동화 속 이야기 같다"고 비판한 만큼 전임 총리와는 다른 정책 기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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