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감세안, 동화같아" 수낵 등판에 시장 안도

한재범 2022. 10.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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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에너지 위기 지속
재정지출 삭감 등 첩첩산중
차기 英총리 불확실성 해소
파운드화 가치는 소폭 상승
리시 수낵 영국 보수당 신임 대표 겸 총리 내정자 [로이터 = 연합뉴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에 선출되더라도 '수낵호'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 초래된 극심한 혼란상을 수습하는 동시에 침체에 접어든 영국 경제를 살려야 하는 난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트러스 전 총리 재임 중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 영국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 훼손 및 차입 비용 증가에 따른 부채 상환 능력 악화 등으로 인해 대외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다.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영국 경제성장률이 0.3%로 4월 전망치(1.2%)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데다 에너지 요금 급등, 주택담보대출 이자 급증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오는 31일에 예산안 발표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영국인들이 증세와 지출 삭감의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불안정한 정치 환경도 극복 과제다.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은 총리가 길어야 3년 버틸 정도로 리더십 교체가 잦았다. 과거 마거릿 대처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10년 이상 집권해 일관된 경제정책을 편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에너지 위기도 해결해야 한다. 유럽에서 오는 가스 공급이 축소될 경우 겨울철 정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수낵 전 장관의 차기 총리 가능성을 반기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수낵 전 장관이 총리로 유력하다는 보도에 장중 0.9% 상승해 1.1401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수낵 전 장관은 지난 9월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과 차입 계획에 대해 "동화 속 이야기 같다"고 비판한 만큼 전임 총리와는 다른 정책 기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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