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고교 30% 이상 '과밀학급'..25일 교육부의 선택은?

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2022. 10. 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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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불구, '송도·청라·영종·검단'에 몰리는 것이 문제
학교군 조정까진 '하세월'..올해 마지막 학교 신설 심사에 기대

(시사저널=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인천지역 중·고등학교 10곳 중 3곳은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도시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35명을 넘어 선 학교가 있는 등 과밀학급이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원도심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지역별로 과밀학급 양극화가 뚜렷한 것이다. 신도시에 학교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25일 예정된 교육부의 인천 학교 신설 심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도시 35명 vs 원도심 19명, 지역별 과밀학급 편차 뚜렷

24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인천지역 중학교 142곳 중 63곳이 과밀학급으로 집계됐다. 고등학교는 127곳 중 19곳이 과밀학급이었다. 인천 중·고교 269곳 중 약 30.5%인 82개교가 과밀학급인 것이다.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인 학교를 과밀학급으로 판단한다.

인천시교육청 전경 ⓒ인천시교육청

특히 인천 중·고교 과밀학급은 지역별 편차가 심각했다. 과밀학급은 송도와 청라, 영종, 검단 등 신도시가 있는 서구와 연수구, 중구에 집중됐다. 인천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남동구에도 과밀학급이 많았다.

과밀학급으로 분류된 고등학교는 서구가 10개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수구 4개교, 중구 3개교, 남동구 2개교 등 순이었다. 이중 15개교가 신도시에 있는 학교로 파악됐다.

서구의 10개교 중 9개교는 검단과 청라에 위치했다. 이들 중 청라 4개교는 학급당 인원이 30명을 넘었다. 서구에는 전체 36학급 이상의 과대학교도 3곳이나 됐다. 연수구의 4개교 중 3개교는 모두 송도에 있는 학교였다. 중구는 과밀학급 3개교가 모두 영종에 위치했다.

반면, 대표적 인구 감소 지역인 동구와 중구 원도심, 도서지역에는 과밀학급이 없었다. 동구에 있는 3개교는 모두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였다. 중구도 원도심에 있는 학교 대부분이 학급당 학생 수가 채 20명이 되지 않았다.

과밀학급으로 분류된 중학교는 남동구에 가장 많았다. 무려 14개교에 달했다. 연수구엔 12개교, 서구엔 10개교가 과밀학급이었다. 이어 부평구 9개교, 미추홀구 8개교, 계양구 5개교, 중구 4개교, 강화군 1개교 등 순이었다.

연수구 12개교 중 7개교는 송도에, 5개교는 원도심에 각각 분포했다. 송도에는 사실상 대부분의 중학교가 과밀학급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다. 7개교 모두 과밀학급 기준인 28명보다 무려 5명 이상 많은 33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3개교는 평균 35.3명에 달했다.

서구 과밀학급 10개교는 모두 청라와 검단, 루원시티 등 신도시에 있는 학교들이었다. 학급당 학생 수는 30명부터 34명까지였으며, 3개교가 34명 이상이었다. 중구는 과밀학급이 4개교에 불과하지만 모두 영종에 위치한 학교로, 원도심과 신도시의 양극화가 뚜렷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260개교 중 과밀학급은 4개교에 불과했다. 하지만, 특수학급을 제외하고 36학급을 넘는 과대학교가 총 57개교에 달했다. 지역별로 서구 14개교, 남동구 12개교, 연수구 10개교 등 초등 과대학교 역시 주로 신도시에 분포했다. 청라에는 전체 79학급에 학생 수가 2000명 이상인 학교도 있었다. 동구와 강화군, 옹진군에는 과대학교가 없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중학교의 과밀학급이 심각한데, 전체 학교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 몰리는 것이 문제"라며 "몰리는 지역이 주로 서구와 연수구 등 신도시인데, 아파트를 짓는 속도보다 학교를 설립하는 속도가 더 느리다. 신도시에 중학교 설립이 더 많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25일 신도시 7개교 신설 심사

인천시교육청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최근 교육부의 학교 신설 중앙투자심사와 교육부·행정안전부의 공동투자심사에 학교 7곳 신설 안건을 상정했다. 지역별로 영종 초등학교 2곳, 서구 초등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 송도 중학교 1곳과 고등학교 1곳 등이다.

영종국제도시 인천하늘중학교 전경 ⓒ인천시교육청

시교육청은 학생 유입 현황 등을 분석, 설립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신도시 학교를 이번 심사 대상에 올렸다. 심사는 25일 일제히 진행된다. 올해 열리는 마지막 학교 신설 심사다. 이번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인천지역 학교군 조정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 시교육청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높다.

현재 인천 고교 학교군은 중·동·미추홀·연수·남동구의 1학군과 부평·계양구의 2학군, 서구 3학군에 3개의 공동 학교군으로 나뉘어 있다. 과밀학급 양극화를 보이는 신도시와 원도심이 한 학군으로 묶여 있다. 송도의 경우 인근 연수구 원도심과 남동구 학교에도 학생 수가 많아 모집 정원을 초과하면 동구나 중구 원도심 학교를 배정받아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 허다하다.

박민협 연수구의원은 "송도 일부 지역의 경우 최근 3개 초등학교에서 졸업생이 매년 약 600명에 이르지만, 이 지역 중학교는 1곳뿐이라 약 200명이 다른 지역으로 배정되는 상황"이라며 "과밀로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 학교 부지 확보와 신설만이 살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가 그간 인천 학교 신설 안건을 부결한 이유도 이 같은 학교군의 모순 때문이다. '주변 학교에 여유 교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에 지난 7월 심사에서는 '인천의 학교군 조정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일부 학교 신설을 거부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주문대로 인천지역 중·고교 학교군 조정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준공 예정일은 내년 1월25일이다. 학교군 조정 이후 다시 심사를 신청할 순 있지만, 용역 이후 학교군 조정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결국 이번 25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학교 설립까지 1년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인천의 학령인구가 줄고 있다 보니 기존 원도심에 있는 학교는 규모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논리는 같은 학교군에 여유 교실이 많은데 추가 학교가 필요하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거리 통학에, 학령인구가 편중되고 있어 학교 신설을 읍소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내년에 학교군 조정이 되면 그거를 갖고 심사를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학교 설립 시기가 미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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