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박경분 자코모 대표 / 한양대서 강연
박경분 자코모 대표는 최근 한양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와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정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코모는 국내 소파 업계 1위 브랜드다. 1986년 재경가구로 출발해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았다. 설립 당시엔 유명 가구 업체에 소파를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사업을 하다가 2005년 자체 브랜드 자코모를 론칭해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소파 업계에서 흔치 않은 여성 기업인이다.
여성이 일을 할 때 '남편이 얼마나 무능하면 여자가 밖으로 나도느냐'며 흉을 보던 시절, 박 대표는 어릴 적부터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첫 단계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국가 원조를 최초로 받은 나라"라면서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불과 60년 만에 원조를 해주며 국민소득 3만달러가 된 나라는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운을 뗐다.
1970년대에 한국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부룬디, 아이티, 과테말라 등이 여전히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이들 국가는 스스로가 목표를 갖지 못했기에 변화가 없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 고 그렇게 혁신을 반복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 대표에게도 커서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박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동대문시장에 있는 수많은 점포를 보면서 '나도 저런 거 하나 갖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하루는 동대문시장에 찾아가 도매상에서 직접 옷을 떼다가 장사를 했다"고 말했다.
여상을 졸업한 그는 서울 무교동의 한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퇴근 후에는 직업소년야간학교를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사업 자금을 모으려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했고 이를 위해 1979년 결혼식도 회사에는 비밀로 했다.
경기 남양주시 산 중턱에서 1256㎡(약 380평) 규모의 돼지 분사를 개조해 직접 가구를 판매한 박 대표는 '신용'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다.
박 대표는 "재경소파는 믿을 만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늘었고 당시 메이저 가구 회사들과 거래 관계를 틀 수 있었다"며 "신용은 결국 회사의 가치를 바꾸게 된다"고 강조했다. 메이저 가구회사로부터 받은 수주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서울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자코모가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됐다.
신용을 올리는 방법은 품질과 약속이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국내 가구 업계가 줄줄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으로 향했다. 박 대표는 "우리도 중국 청두에 공장을 세웠는데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것보다 사후관리(AS) 비용이 더 들었다"며 "원가를 아끼는 것보다 신용을 잃는 게 더 큰 손해라고 생각해 결국 중국 공장을 철수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박 대표가 단가를 낮추는 편법을 쓰기보다 품질을 높이는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2000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국내 가구 업체 최초로 디자인연구소를 세웠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향긋한 소나무 냄새가 나는 고급 접착제와 200㎏ 무게의 곰이 앉아도 꺼지지 않는 밴드(소파 내장재)를 수입했다. 박 대표는 "소파는 집에 들어오면 피로에 지친 가족을 반겨주는 가구"라며 "당장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품질만큼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신념 하나로 버티니 회사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과 직원 등 사람을 위한 회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창립 초기부터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자녀가 태어나면 직접 고기와 미역을 들고 찾아가 격려하고 병원비도 지급했다"며 "한부모가정이 된 직원 자녀에게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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