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체 대규모 분석해 유전질환 가능성 찾는다

이영애 기자 2022. 10.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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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대규모 유전체를 분석해 유전자와 표현형의 연관성을 122개 새롭게 찾아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체 분석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는 이승근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팀이 한국인 7만2000여 명의 유전체 및 표현형 데이터를 통해 76개 표현형에 대한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수행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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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근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왼쪽)가 한국인 7만2000여 명의 유전체 및 표현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수행했다. 오른쪽은 논문의 제1저자인 남기성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다.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대규모 유전체를 분석해 유전자와 표현형의 연관성을 122개 새롭게 찾아냈다. 'A유전자를 가지면 쌍커풀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식으로 특정 유전자가 겉으로 드러나는 형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것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체 분석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는 이승근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팀이 한국인 7만2000여 명의 유전체 및 표현형 데이터를 통해 76개 표현형에 대한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수행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지노믹스' 10월 12일자에 발표됐다.

대규모 바이오뱅크를 이용한 GWAS는 수많은 표현형에 대해 수십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질병의 유전적 요인을 파악할 수 있어 유전질환 발병 여부 등을 예측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간 대부분 연구는 유럽인을 대상으로 분석해 아시아인에게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유럽인에게는 흔한 변이가 아시아인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인종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본 바이오뱅크(Biobank Japan), 대만 바이오뱅크(Taiwan Biobank) 등 대규모 바이오뱅크에서 GWAS를 수행하는 등 비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으로 확보한 한국 바이오뱅크에서 7만2298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76개 표현형에 대한 GWAS를 수행했다. 그 결과 유전자와 표현형 사이 연관성을 122개 발견했다. 이중 상당수는 유럽인에게 희귀한 변이로 인종 특이적 분석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연구팀은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32개 표현형에 대해 일본 바이오뱅크와 메타 분석을 수행했고 379개의 새로운 유전자 표현형과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 중 상당수는 개별 바이오뱅크 분석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메타 분석을 통해 분석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 또 메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유전 위험 점수 모형을 구축해 질병 위험도를 예측해 보니 일본 바이오뱅크의 결과만 이용한 모형보다 예측력이 향상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 데이터의 대량 유전체 분석으로 한국인에 있는 질병의 유전적 요인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예방·치료법을 찾는 데 공헌할 수 있다. 추후 동아시아인의 유전자와 질병의 연관성을 발견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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