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50조 투입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원인과 남은 숙제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방송일 : 2022년 10월 24일 (월요일)
■ 대담 :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50조 투입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원인과 남은 숙제는?
-레고랜드 사태, 지자체 부도내며 금융시장 경색
-우량 부동산 사업장 현금 지원...효과 미비할듯
-지방 부동산 사업장 20~30% 위기... 제 2의 레고랜드 사태 우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금융 경제 수장들이 모여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시장 안정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이효섭)>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지금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강원도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 사태 때문에 정부가 어제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습니다. '돈맥경화'를 풀겠다. 이렇게 표현을 하던데요. 지금 시중에 정부가 돈을 좀 풀겠다. 이런 뜻인 거죠?
◆ 이효섭> 맞습니다. '시중'이라는 표현이 사실은 당장 부동산 사업을 수행하는 건설회사, 부동산 사업 등의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가 현금이 부족해서요. 이 부동산 사업을 수행하는 건설회사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정부가 돈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 최휘> 지금 이 상황에 도화선이 된 게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인데요. 레고랜드 사태가 어떤 사건인지 정리를 좀 간단히 해주신다면요?
◆ 이효섭> 레고랜드는 미국 샌디에고 등에서 유명한 어린이 테마파크입니다. 2011년도에 강원도와 영국의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투자 합의를 해서 한국에 유치하기로 결정을 했고요. 올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개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테마파크를 개발하고 운영을 하려면 상당히 큰 자금이 필요한데요. 강원도가 강원도 중도개발공사라는 곳을 통해서 채권을 발행했고, 그 채권 발행을 통해서 받은 자금으로 사실상 사업을 수행해 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채권의 만기들이 계속 돌아오게 되는데요. 지난 9월에 약 250억 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왔는데 강원도 중도개발공사 측에서 갚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 것입니다. 급격한 물가 인상에 따라서 원자재값이 올라가고 있고, 금리 인상 여파로 전국의 부동산 관련 사업장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지자체, 사실상 정부의 수준에 속하는 그런 곳이 부도를 내면서 채권시장이랑 단기자금 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색'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 최휘> 투자자들은 강원도가 보증을 해 안전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채권을 샀는데, 지금 강원도 지자체가 보증을 한 국고채가 부도가 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반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더더욱 믿을 수가 없게 된 상황인 거죠?
◆ 이효섭> 맞습니다. 심지어 강원도마저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마저 부도가 나는 상황에서 일반 금융회사, 아니면 더 위험한 부동산 PF를 기초로 한 금융상품들에 과연 투자하겠느냐. 그래서 실물시장의 자금 경색까지 전이가 된 상황입니다.
◇ 최휘> 그래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50조 원을 시중에 풀겠다는 건데, 어느 곳에 이 돈을 어떻게 쓰겠다는 건가요?
◆ 이효섭> 총 50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발표를 했습니다. 크게 보면 금융기관, 그리고 부동산 관련 사업장에 50조 원이 골고루 공급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것을 보면. 채권시장 안정펀드라는 곳에 20조 원, 그리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채권을 매입하는 데 약 16조원, 그리고 증권사 대출을 해주는 한국증권금융기관이라는 곳이 약 3조 원, 그리고 HUG와 주택금융공사가 약 10조 원의 부동산 사업 보증을 한다고 해서 이를 다 합치면 약 50조 원 규모가 나옵니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곳에 자금을 추후에도 공급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50조 원 플러스 알파원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휘> 정부가 급하게 자금 수혈에 나선 건데, '돈맥경화'가 나아질까요. 자금시장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을 하시는지요.
◆ 이효섭> 어제 최근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이 워낙 불안한 상황에서 정부가 예상보다는 조금 큰 규모로 발표를 했기 때문에 오늘 채권시장은 비교적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오늘 국고채 금리도 큰 폭으로 내려서 한 0.1~0.2% 내렸고, 또 주식시장도 장중에 30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말씀 주신 것처럼 이번 대책은 사실 우량금융회사 그리고 우량 부동산 사업장이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했었을 때 도움을 주겠다는 차원에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에, 부채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금융회사 그리고 부동산 사업장까지 지원해 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또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부도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어서 저희가 근본적인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목소리를 가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 최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지금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 이효섭> 많은 전문가들이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1997년도 IMF 외환위기보다도 어찌 보면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가는 게 아니냐라고 보고 계십니다. 저 또한 그렇게 보는 이유가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는 사실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 때문에 발생한 부실이어서 특정 금융산업 섹터에서 초래한 부실이었고요. 1997년도 IMF 위기는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외화 유동성이 문제가 돼서 특정 국가의 위기로 불거졌는데, 지금 위기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그리고 가파른 금리 상승. 이에 따른 경기 침체가 동반해서 관찰되고 있어서 지금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이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가 실패해서 신용등급까지 강등할 우려에 처해 있고요. 그리고 상당수 신흥국들이 부도 위험에 직면해 있어서 IMF가 구제금융에 쓸 돈이 없는 상황이고, 오늘은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서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최휘> 그러니까 지금 자금시장 경색 수준이 오늘 정부 정책 발표로 나아지긴 했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 건데요. 정부의 이번 50조 원 긴급 수여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도 제기를 하더라고요. 지금 물가를 잡겠다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데, 다시 말해서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50조 원 규모의 자금을 푼다고 하니까 통화 정책과는 맞지가 않는 거죠?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이효섭>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어서 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또 미국 연준도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적 통화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자금 경색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완화된 통화정책을 일시적으로 써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건데요.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은행이 시장에 대폭의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27일날 금통위에서 발표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는데요. 지금 말씀 주신 것처럼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다소 어려운 상황입니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일시적으로 완화적으로 바꾸는 게 맞느냐. 저는 개인적으로는 한국은행의 가장 주된 목표가 물가 안정이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최우선 목표로 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들은 정부가 해결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게 중앙은행 독립성 재고 차원에서도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최휘> 만약에 이렇게 회사채 대란이 길어지게 된다면 한국은행도 정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에 머리가 상당히 복잡할 것 같습니다. 또 인상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금통위가 11월 24일이었나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이효섭> 이번 주에 기준금리를 발표하지는 않을 텐데요. 아마 임시 금통위원회를 개최한다고 계획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때 아마 시장의 유동성 공급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시장의 전문가들은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 최휘> 어쨌든 이번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었잖아요. 이게 회복이 될까요. 저라면 불안해서 앞으로 채권은 못 할 것 같거든요.
◆ 이효섭> 오늘 다행히 정부가 지자체가 보증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고, 그리고 50조 원 플러스 알파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채권시장과 자금시장에서 신용 문제는 조금 완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려면 한국은행 차원에서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 지원 방안이 같이 나와준다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시장의 우려는 다소 완화되지 않을까 싶고요.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계속 전 세계적으로 침체 국면으로 가게 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이런 견해도 생각을 해 봅니다.
◇ 최휘> 알겠습니다. 지금 둔촌주공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사업비를 구하기 힘들게 돼서 건설사들이 대출금 7천억 원을 나눠서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하는데, 지금 부동산 현장에서 이런 일들이 많나요?
◆ 이효섭> 지금 레고랜드 사태 전부터 중소형 건설사들의 부도 사건들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는데요. 부동산 사업장 같은 경우에는 자금 조달이 여의치가 않아서 채무보증을 수행했던 대형 건설사, 그리고 증권회사들이 확약이라는 조치를 통해서 손실을 떠안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가 부동산 사업장의 손실을 떠안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업장들의 부도나 이런 것들이 이어진다면 건설사 부도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지방으로 내려가 보면 지방 부동산 사업장 같은 경우에는 지금 한 20~30% 내외가 사업장 자체가 원자재값 상승이나 아니면 금리 인상 여파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보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금리 상승이 앞으로도 이어지고, 자금조달 경색이 계속되면 제2의 레고랜드, 그리고 둔촌주공 사태 같은 것이 계속해서 지방 중심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최휘> 어쨌든 지금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시중은행에서는 전세대금 대출 금리가 올해 말에는 8% 간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가운데 최근 연방준비제도 Fed가 빈축 속도 조절을 논의할 거라는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가 나왔거든요. 어떻게 보셨어요?
◆ 이효섭> 지난 주말에 미국 쪽에서 Fed가 긴축 속도를 조금 늦출 수 있다라는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미국 국채금리도 다소 하락을 했는데요.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또 임금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 Fed도 최우선 목표가 물가 안정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조금은 속도를 늦추더라도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지금 시장에서 전망하는 것은 내년 말까지 한 최대 5%대까지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요. 그러면 한국은행도 그에 맞춰서 3.5~4%대까지는 내년에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앞서 말씀 주신 것처럼 전세대출 금리도 기준금리의 통상 2배에서 2.5배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8%대까지도 올라갈 수 있고, 또 충격은 조금 늦춰질 수는 있습니다만 Fed가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경제들이 큰 충격을 받게 되지 않을까. 이게 한두 달 늦춰지는 문제이지, 충격받는 것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최휘>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효섭> 네, 감사합니다.
◇ 최휘> 지금까지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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