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본격 시동.."학생 선발에 대학 자율성 부여해야"

이호승 기자 양새롬 기자 서한샘 기자 2022. 10. 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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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대학이 전형 설계할 수 있어야"
"자소서 폐지로 순기능 사라져..대학 자율권으로 넘겨줘야"
사진은 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모습. 2022.4.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양새롬 서한샘 기자 = 대입 제도 전문가들은 각 대학이 대학별 상황을 반영해 스스로 대입 전형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4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개최한 '제1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에 참석한 대입 제도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입 제도에 대해 대학별로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며, 대학 특성에 따라 전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교수들이 원하는 것은 대학에 와서 공부할 학생을 선발해 달라는 것이다"며 "대입 전형은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이다. 대학 특성에 따라 전형을 설계할 수 있도록 2028년부터 시행되는 대입제도에서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입학사정관은 "수능의 경우 '수능 신화'는 깨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 N수생이 건국대 (신입생)의 70%가 넘는데, 시험을 2~3번 본 학생들의 성적이 오롯이 학업 역량인가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있다"며 "교육과정과 전형의 엇박자가 현재 혼란의 핵심이다. 엇박자가 계속 나면 수능 준비는 개인 몫이 되고, 고교 교육과정의 파행을 조장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대학별로 입시 상황이 굉장히 달라진다. 어떤 대학은 수월성 위주의 입시 운영을 할 것이고, 많은 대학은 정원 충원이 목표인 입시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별 상황을 반영한 전형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관련,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수능 체계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하는데 수능 과목에 이런 내용이 반영되고 있느냐면 어느 전문가라도 아니라고 할 것"이라며 "고교학점제를 바탕으로 수능을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지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도 "대학을 좀 더 믿고 대학이 학생의 선발과 평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래 대입 제도의 개편 방향성은 유지돼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확정된 만큼 고교학점제가 각 전형에 잘 반영돼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학생부 위주, 수능 위주 등 각 특성에 맞는 전형이 유지돼야 하며,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반드시 형성돼야 한다. 또 이렇게 대입제도의 큰 틀과 함께 대입 전형계획의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아 충북 오송고 교육과정부장은 수능에 대해 "사고력과 탐구력을 필요로 하는 수능은 오지선다 체제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수학 능력 평가가 아니라 줄 세우는 시험으로 변질돼 학교 수업과 수능 준비가 따로 이뤄진다"며 "수능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능력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게 아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하나하나를 성실히 이수하는 과정을 통해 갖춰지는 것인데, (수능으로 인해 학교 수업이) 황폐해지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발제 이후 온·오프라인 패널들과의 질의응답은 '자기소개서 폐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경숙 입학사정관은 질의응답에서 자기소개서 폐지로 자소서의 순기능이 사라지고 있다는 박기혁 세화여고 교장의 지적에 "저도 자소서 폐지에 대해 안타깝다. 모든 대학이 폐지할 필요는 없는데 교육부가 한 번 더 논의해주길 바란다"며 "이 부분도 대학의 자율권으로 넘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배 처장도 "자소서를 못 쓰게 하는 것은 변호사가 없는 사법제도와 같다. 입학사정관들이 어떤 게 거짓인지 과장인지 걷어낼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인데 (변호사 없이) 사법제도만 정해놨다고 모든 게 제대로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상아 부장은 "학생들이 상담받는 과정에 선생님들이 조언을 해 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어떤 사정으로 인해 2학년 1학기에 갑자기 성적이 떨어질 수 있는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나타나지 않아 자소서를 통해 사정을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8 대입개편 관련 인터넷 게시판을 개설하고 추후 3~4차례의 포럼을 더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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