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승리 공식 "바텀 주도권을 쟁취하라"

최은상 기자 2022. 10. 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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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주도권을 얻을 수 있는 바텀이 가장 치열한 승부처
루시안(좌), 아펠리오스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8강의 승리 공식은 바텀 주도권이었다. 

16강인 그룹스테이지 2라운드부터 챔피언 티어가 새롭게 정리됐다. 핵심은 바텀 라인전 주도권이다. 롤드컵 초반 선호 픽이던 '마오카이'는 밴픽률과 승률이 급락했다. 마찬가지로 주도권을 포기하고 중후반 힘을 싣는 탱커형 서포터 역시 종적을 감췄다. 

이는 용의 가치가 크게 상향되면서 오브젝트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텀 라인전 주도권을 얻게 되면 용 사냥의 우선권을 얻을 수 있고, 8분 전령 젠타임에 맞춰 라인을 밀어넣고 합류할 수도 있다. 

롤드컵 초반까지만해도 상체 메타의 밴픽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바텀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상위권 팀일수록 용을 중심으로 빠르게 잡고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바텀 주도권에 대한 치열한 양상은 8강 마지막 경기인 DRX와 EDG의 대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DRX의 밴픽 핵심은 극단적인 바텀 파괴 전략이었다. 애쉬-하이머딩거, 드레이븐-소라카, 칼리스타-애쉬, 이즈리얼-카르마 등 라인전 올인 조합으로 강하게 밀어부쳤다. 이 전략은 롤드컵 역사상 4시드 최초 준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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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펠리오스와 루시안 모두 스탯이 준수하다 - 자료 출처 : gol.gg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부터 급부상한 '루시안-나미'는 녹아웃 스테이지 밴픽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루나미에 의해 하이퍼 캐리 원딜의 밸류가 높아졌고, 탱커 서포터는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그룹 스테이지 2일차부터 '루나미'와 '아펠-룰루'를 나눠먹는 구도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두 챔피언 조합 모두 라인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고, 중후반 밸류도 높기 때문이다. 승률도 각각 56%, 57%로 팽팽하다. 

현 롤드컵은 레드 밴픽이 까다롭다. 유미, 케이틀린, 사일러스, 아트록스 등 까다로운 1티어 챔피언이 한 둘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블루에서는 OP챔피언이 한 가지 이상은 무조건 풀리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블루 진영에서 더 좋은 OP 챔피언을 가져갈 수 있다. 

밴픽 1페이즈 양상은 거의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블루 진영에서 남은 OP 챔피언을 1픽으로 선택하고, 레드 진영은 남은 OP 중 하나와 루시안 혹은 아펠리오스를 가져간다. 그리고 턴을 받은 블루는 루시안과 아펠리오스 중 남는 원딜과 그에 맞는 서포터를 선택하며 바텀 조합을 완성시킨다. 레드 역시 1페이즈 막픽으로 남은 서포터를 가져갔다.

어느새 클래식 매치업이 되어버린 아펠룰루 vs 루나미 - 이미지 출처 : LCK 유튜브 

선수들은 손싸움이라고 말하지만, 지표 상으로는 아펠리오스가 루시안을 상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8강에서 진행된 상대전적은 3대1로 아펠리오스 우세다. 이는 아펠-룰루가 루나미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클템' 이현우 LCK 해설위원은 젠지와 담원의 8강 대결을 복기하는 개인방송에서 해당 구도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이 해설위원은 "아펠-룰루가 라인전부터 루나미를 더 강하게 압박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원하는대로 구도가 흘러가지 않았고, 무난하게 루시안 나미의 전성기가 오며 경기가 불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해설위원의 말대로 아펠-룰루가 루나미를 상대로 이겼던 경기 양상 대부분이 라인전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핵심은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1코어 아이템인 루시안의 '돌풍'과 나미의 '제국의 명령'이 나오는 타이밍을 늦추고 스노우볼을 굴려나가는 것이다. 

기존 바텀 밴픽 양상에서 한번 꼰 DRX - 이미지 출처 : LCK 유튜브

해석은 동일하되 기존 밴픽 흐름을 깬 팀이 DRX다. 앞서 설명했지만, DRX는 극단적인 바텀 중심 조합을 선보였다. EDG가 원하는 원딜 대결 구도에 정면으로 응하지 않았다. 5세트 내내 루시안을 밴했다. 그리고 하이머딩거, 소라카, 애쉬, 카르마와 같은 서포터를 기용하여 '바이퍼' 박도현의 성장을 저지했다. 

'강퀴' 강승현 LCK 해설위원은 이를 안티 캐리로 표현했다. EDG를 상대할 때 바이퍼의 성장만 억제할 수 있다면 폼이 오를대로 오른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를 포함한 상체 3인방의 힘으로 충분히 게임을 이길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DG도 흐름에 휘말리며 4, 5세트 블루 진영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롤도사 '베릴' 조건희가 심어놓은 하이머딩거를 밴픽 1페이즈에서 밴하는 바람에 블루 진영인데도 DRX에게 더 많은 OP 챔피언을 넘겨줬다. 이점을 잘 파고든 DRX는 '패패승승승' 이라는 대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JDG, T1, 젠지와 함께 네 번째 준결승 진출팀에 이름을 올렸다.

세세한 틀은 다를 수 있어도 결국 바텀 주도권을 가장 잘 활용한 팀이 준결승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8강 승리 공식대로 준결승도 바텀 라인이 가장 치열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녹아웃 스테이지 4강에서는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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