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 재정 삼중고..세종시법 개정해야"

"보통교부세 재원 충당 안돼"..제주가 18배 더 받는 문제점
"이렇게 어려운 자리 처음, 기초·광역단체장 업무 다 해야"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24일 단층제(기초자치단체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라는 어정쩡한 지위 때문에 재정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정 악화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세종시법 개정을 촉구했다.

최 시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세종시의 경우 세원은 안 들어오고, 중앙으로부터 교부세는 지원이 안 되고, 부담해야 할 유지 관리비는 점점 늘어나는 삼중 어려움에 처했다"라고 밝혔다.

세원 급감에 대해서는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조정지역대상에서 풀리지 않다 보니 아파트거래 절벽으로 둔화되고 있고, 세원으로 삼았던 취득세 등록세 지방세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에서 교부세를 지원하는데, 세종시는 소외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 시장은 "시 채무의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보통교부세"라며 "(세종시는) 기초자치단체가 없어 16개 항목 중 5개 항목밖에 인정 안 되고 11개 (항목을) 못 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세종시가 보통교부세와 관련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특별자치도인) 제주도가 (특별자치시인) 세종시보다 보통교부세를 18배나 더 많이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구가 35만명인 강원도 원주시가 4000억원의 보통교부세를 받는 데 반해 (38만명인) 세종시는 원주시의 17%인 670억원 밖에 받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세종시와 인구와 면적이 비슷한 경남 양산시의 보통교부세도 2788억원이다.

이에 최 시장은 "이제까지 세종시 조항을 통해 교부세 25% 추가해서 얹어주는 것도 내년에 만료된다"며 "2024년도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퍼펙트 스톰'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현상이다. 경제 분야에서 동시에 다발적인 위기에 빠져 대공황이 초래되는 상황을 말한다.

최 시장은 "점점 행복청(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업무가 시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인데 매년 2500억원의 유지관리비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라며 "삼중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세종시가 해야 할 일은 세종시법 개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보통교부세(를 제대로) 줘야 한다.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해서는 행안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직원들의 업무 과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시장은 "(직원들이)기초자치단체가 처리해야 할 업무에 전력하다가 저녁에는 자치광역단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장같이 이렇게 바쁘고 어려운 자리는 처음"이라며 "낮에는 이장부터 민원인까지 다 만나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해야 할 일도 다 해야 한다. 업무 자체가 많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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