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英총리 '당 단결' 위해 불출마..수낵 승리 가능성↑(종합)
선거에 필수 의원수 충족 못했다는 회의론도 존재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임으로 치러지는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리시 수낵 전 장관이 압도적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경선 출마에 필요한 의원 100명 이 넘는 102명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지난 며칠의 과정 속에서 슬프게도 나는 이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의회에서 단결된 당을 갖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국정을 통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좋은 위치에 있겠다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20일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휴가지에서 급히 귀국하는 모습 등을 보여 출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그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한 지난 7월 ‘파티 게이트’ 등이 석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존슨 전 총리는 선거에 필요한 의원 수를 충족했다고 주장하지만 그에 반하는 사람들은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영국 공영 BBC도 57명의 의원만이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102명 지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히튼-해리스 보수당 전 원내대표이자 북아일랜드 총독으로부터 유출된 왓츠앱 메시지에 따르면 지지자들에게 “내일 투표에 오를 모든 서류를 완료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수낵 전 장관과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돈트 원내대표의 지지자는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평소처럼 허세라고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존슨 전 총리에 대한 반대 의견은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저명한 보수당원들은 만약 존슨을 총리로 선택한다면 당에 ‘재앙’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 오스본 전 총리는 “존슨 전 총리가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더라도 의회당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만일 존슨이 승리했다면 이번 주말까지 정치적 위기가 전개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러스 총리의 지지자이자 유럽 연구 그룹 파벌의 영향력 있는 인물인 스티븐 베이커 장관은 수낵 전 장관을 지지하면서 “존슨의 복귀는 못 박힌 재앙”이라고 묘사했다.
베이커 장관은 “우리는 붕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존슨 전 총리를 다시금 총리로 임명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정부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인데, 우리는 다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수낵 전 장관의 당선이 유력해졌다.
수낵 전 장관은 지금까지 의원 150여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24일 오후 의원들의 투표로 순위를 가른 뒤 그후 전체 당원이 투표한다. 결과는 28일에 나온다.
현재로서 수낵 전 장관의 유일한 대항마는 먼저 출마를 선언한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다. 다만 그는 경선 출마에 필요한 의원을 27명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에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모돈트 대표가 24일 오후 2시까지 후보 등록 요건을 맞춰 출마할 경우 24일 오후 원내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순위를 가른다. 이후 전체 당원의 투표를 거쳐 28일에 결과를 내는 것.
현재 수낵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출마 선언은 했으나 언론 인터뷰나 공식 선언문을 내놓지는 않았다.
수낵 전 장관은 출마 선언을 하면서 트위터에 “영국은 훌륭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라며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수당 주요 인사들은 수낵 전 장관 지지를 선언하면서 경제위기 대응을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영국의 새 총리로 유력한 수낵(42) 전 재무장관은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면서도 학력과 경력 면에서는 보수당의 전형적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정치인이다.
금융인의 길을 걷던 수낵이 ‘총리 유력 후보’까지 된 데는 존슨 총리의 파격 발탁이 결정적이었다. 2015년 정계에 입문한 수낵은 다른 장관 경력 없이 2020년 존슨 총리에 의해 바로 재무장관에 파격 발탁됐다. 영국에서 재무장관은 다른 부처장관과 달리 ‘챈슬러(chancellor)’로 불리는 정권 2인자다.
수낵 전 장관이 총리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사람이 존슨 전 총리인 것은 맞지만, 수낵 전 장관은 일종의 ‘배신자’이기도 하다. 존슨 전 총리의 핵심 내각 인사들의 줄사퇴의 시작 점이 수낵 전 장관이기 때문이다.
한편 24일 마감되는 영국 보수당 대표 후보 등록 결과 수낵 전 장관이 단일 후보가 된다면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보수당 대표 겸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총리가 된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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