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의사과학자가 대응 차이 만들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면역학회장을 역임했던 웨인 요코야마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 변이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른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대유행) 때는 의사과학자가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사와 과학자 간 연결은 바이러스 변이를 포함해 현재 난제로 꼽히는 문제들을 풀어줄 것이라는 게 요코야마 교수의 기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영국 바스대에 따르면 매주 1회 이상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추정에 불과하다. 변이가 어떻게 발생할지는 예측불가다. 당연히 기존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어진 면역이 새 변이에 보호 효과를 가질지도 알 수 없다.
미국면역학회장을 역임했던 웨인 요코야마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 변이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른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대유행) 때는 의사과학자가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사과학자는 의사이면서 기초의학과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훈련을 받은 이들을 말한다. 의사 자격(MD)과 박사 학위(PhD)를 모두 보유한다. 요코야마 교수 역시 2017~2018년 미국면역학회장을 맡았던 의사과학자다. 내과 류마티즘 전문의로 활동하며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 등을 연구하는 기초면역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내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인 ‘MSTP’의 책임자다. MSTP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의사과학자 양성프로그램이다. 요코야마 교수는 교과 과정 개발부터 진로 지도 등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그에게 교육받은 의사과학자만 약 500명이다.
요코야마 교수는 의사과학자들을 의사와 과학자들을 이어주는 가교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에는 환자가 있지만 실험실이 없고, 실험실에는 환자가 없다”며 “환자만 아는 의사들과 의학지식이 전혀 없는 과학자를 연결하는 역할은 의사과학자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와 과학자 간 연결은 바이러스 변이를 포함해 현재 난제로 꼽히는 문제들을 풀어줄 것이라는 게 요코야마 교수의 기대다. 요코야마 교수는 “당뇨병이 인슐린 문제 때문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약 100년 전에 밝혀졌지만 아직까지도 당뇨병을 어떻게 예방할지, 극복할지 모르고 있다”며 “어떤 질환이든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의사과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서는 45개 의대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포스텍과 KAIST 등 연구중심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이 관련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준비하는 등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요코야마 교수는 한국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의사과학자 수가 부족한 상태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가 환영할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의사과학자들의 성과를 전세계가 활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초연구나 백신 개발 등 주역도 모두 의사과학자”라고 말했다.
요코야마 교수는 한국의 의사과학자 양성안에는 ‘한국이 잘하는 것’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의대들 역시 각자가 잘하는 분야를 적용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특기를 살리고 있다”며 “공학 기술이 강한 한국은 관련 기술을 적용하거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컴퓨팅 기술들을 특기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과학자 양성에서 보상과 같은 현실적 문제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MD와 PhD를 모두 갖고 있지만 이를 반영한 보상을 받긴 힘들다. 요코야마 교수는 “미국도 동일하게 겪는 문제”라며 “의사과학자보다 의사의 임금이 10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요코야마 교수는 결국 의사과학자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그는 “나 역시 의사과학자로 환자를 치료하고 질환을 연구하는 데 열망이 있었다”며 “의사과학자 양성프로그램엔 그런 열망을 심어주는 내용들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