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뿌린다. 망신당할래?" 前남친 협박 돈 뜯어낸 30대

김혜지 기자 2022. 10. 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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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 당시 촬영한 이른바 '몸캠' 사진을 회사에 퍼뜨리겠다고 전 남자친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도 모자라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의 회사나 지인들에게 사진을 유포하지 않았고, 당심에 이르러 뒤늦게나마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상당한 금액을 지급한 점, 피해자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 및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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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집행유예 2년 감형..피해자, 처불벌원서 제출
항소심 재판부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 거듭날 기회 부여"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교제 당시 촬영한 이른바 '몸캠' 사진을 회사에 퍼뜨리겠다고 전 남자친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도 모자라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피해자인 전 남자 친구가 재판부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게 주된 감형 요인으로 작용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협박·공갈·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유지됐다.

A씨는 2020년 4월11일부터 5월23일까지 12차례에 걸쳐 전 남자 친구 B씨(34)에게 "몸캠(영상통화로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 뿌린다. 회사에서 개망신당하고 싶어? 5시 안에 안 오면 전송 누른다", "남자들은 몸캠해도 타격 별로 없지? 왜 지우러 안 오는데?" 등 협박 문자를 휴대전화로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연인 사이였던 B씨와 헤어진 뒤 '다시 만나자'는 요구를 B씨가 거부하자 배신감을 느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교제 당시 영상통화를 하던 중 캡처(편집)한 B씨 얼굴과 성기 사진 등을 첨부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 돈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5월 22일 B씨에게 "네가 주말 내내 불안해서 잠도 못 자고 병 났음 좋겠어", "부정맥 치료비 500만원 내놔. 돈 주면 그만할게. 부정맥 너 때문에 걸린 거야" 등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놀란 B씨는 이튿날 A씨에게 10만원을 송금했다.

A씨는 앞서 2018년 10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B씨를 협박해 돈을 빼앗으려 했지만, 불발됐다. A씨는 당시 B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 빨리 줘. 나 극단적 선택할 때 쓸 거니까", "마지막으로 기회줄게. 진심 담아서 너 잘못한 거 다 적고 용서 빌면 (몸캠 사진) 다 지우고 끝낼게" 등의 문자를 보냈다.

A씨는 B씨를 성적으로 조롱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4월 1일부터 같은 해 5월 23일까지 9차례에 걸쳐 인터넷에 떠도는 성행위와 신체 주요 부위가 찍힌 사진을 보내며 "성관계하고 싶어. 마지막으로 하면 안 돼?" 등의 내용의 문자를 B씨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만남을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저지른 범행 수법이나 기간·횟수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의 회사나 지인들에게 사진을 유포하지 않았고, 당심에 이르러 뒤늦게나마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상당한 금액을 지급한 점, 피해자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 및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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