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214명 당했다.. 비대면 적금계좌로 인터넷 사기 친 일당 검거

경찰로고. /조선DB

한 사람 명의로 여러 개의 통장을 손쉽게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적금계좌를 활용해 인터넷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한달 간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만 200여명이 넘는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총책 A(2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20대인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지난달까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 티켓, 숙박권, 카메라 등 각종 물품을 판다는 허위 글을 올린 다음 피해자로부터 계좌에 돈을 입금받는대로 잠적하는 방식으로 214명에게서 91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에 쓰인 계좌가 사기 신고가 되면 다시 새로운 적금계좌를 만드는 방식으로 계속 범행을 이어갔다. 한 사람 명의로 여러 개 통장을 쉽게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적금계좌를 활용했다. 한달 간 범행에 사용된 적금계좌만 9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또 유심 39개를 구입해 전화번호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피해 신고 또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했으며, 총책 A씨의 설계에 따라 계좌명의자, 중간관리책, 전문 실행역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계좌 명의자는 경찰에 자진출석해 자신의 단독범행을 주장하며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달 동안 피해자가 200여명이 넘는 만큼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해당 사건과 유사 수법의 신고 사건을 토대로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상태이던 3명을 찾아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총책 A씨와 중간관리책을 추적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와 대비해 지나치게 싼 물품을 팔거나, 품귀 품목을 다수 확보했다는 판매자는 주의해야하고, 거래 전 사기이력 확인하는 등 인터넷 사기 피해예방을 위해 스스로도 주의해야한다”며 “비대면 적금 계좌의 무제한 생성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