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모바일', 200일 넘게 순항하는 비결은?

남정석 2022. 10. 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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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으로 승부한다'

넥슨이 지난 3월 출시한 모바일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은 올해 나온 신작 중 가장 견조한 흐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던전앤파이터'라는 걸출한 온라인게임 IP를 계승한 작품이기에, 모바일 플랫폼에 시장의 히트작 문법대로 잘 이식만 한다면 인기를 이어가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던파 모바일'은 뻔한 답습을 지양, 원작의 게임성은 살리면서도 모바일 신작만의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며 기존 유저뿐 아니라 새로운 이용자까지 불러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외 MMORPG 혹은 수년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글로벌 히트작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국내 양대 마켓에서 10위권 내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본질은 역시 '재미'

지난 2005년 출시돼 글로벌 누적 이용자 8억 5000만명을 기록하고, 중국에서만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존재감은 말 그대로 엄청나다. 지난 2008년 이를 개발한 네오플을 인수한 넥슨으로선 '신의 한 수'였다고 할 수 있다. 회사 최고의 핵심 IP이라는 상징성은 '던파 모바일' 개발진에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올해로 벌써 17주년이 된 '올드작'이지만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기에 섣불리 재해석을 하는 것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개발진이 내린 결론은 게임의 본질인 '재미'였다. 게임 출시 전 최성욱 넥슨 퍼블리싱라이브 본부장이 "매출 1등, 인기 1등과 같은 숫자가 새겨진 정량적인 목표 대신 '이 게임 정말 재밌다'라는 평을 듣는 것이 미션이고, 모든 유저에게 칭찬받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정성적인 기대치를 밝힌 것이 바로 그런 이유였다. 자동 전투가 기본인 MMORPG와의 경쟁에서 새롭게 줄 수 있는 '재미 요소'는 역시 수동 전투였다. 액션 RPG라는 장르를 극대화 시키는 짜릿한 '손맛'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시장은 기대 이상의 응답을 보여줬다.

'던파 모바일'만의 새로운 캐릭터인 '워리어'
'던파 모바일'의 연속 입력 스킬

▶고유성과 차별성의 공존

원작 IP의 존재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치열한 신작 경쟁 속에서 분명 도드라진 주목을 받으며 시장에 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후광 효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형보다 못한 아우'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다 혁신보다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네오플은 17년간 쌓아왔던 '던파'의 방대한 세계관과 콘텐츠 중 계승을 할 것 그리고 어떻게 모바일화를 할 것인지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고, 이를 '던파 모바일'만의 색깔로 보여주고 있다. 원작과 다른 콘텐츠 구조와 성장구조를 설계하고, 신작만의 독자적 스토리라인을 형성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 그 핵심이다.

최근 업데이트를 예고한 첫 오리지널 캐릭터 '워리어'가 대표적이다. 반투족의 여전사로 '던파 모바일'에서 처음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조작부가 협소한 모바일 환경에 맞춰 5개의 버튼을 활용한 간결한 입력체계로 특유한 입력 방식과 콤보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조작감과 액션감을 구축했다고 네오플은 설명했다.

이외에 원작에선 일반 보스 몬스터였던 로터스가 '던파 모바일'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도 로터스 레이드의 최종 보스로 등장했고, 원작엔 없는 길드 콘텐츠 5종, 긴급의뢰 및 환영극단 등 단독 콘텐츠를 보였다. 이밖에 한 캐릭터당 사용 가능한 스킬 수를 대폭 증가시켰고, 화면 크기의 제약이 있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다양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콤보 설정을 제공한다.

'던파 모바일'에선 다양한 스킬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모바일게임의 한계에 도전

기존 모바일게임에선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기믹이 포함된 오리지널 던전들도 주요 특징이다.

특히 3인으로 구성한 2개의 팀이 동시에 전략적으로 던전을 진행, 3페이즈까지 다양한 몬스터의 패턴을 파훼하는 '로터스 레이드'로 다른 모바일게임과 대비해 높은 콘텐츠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 모바일 환경이 갖는 특징,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배치 및 커맨드 입력 방식 등도 신경을 쓴 대목이다. 수동 전투의 '손맛'을 주기 위해 유저가 플레이하는 모든 키 커맨드와 조작감을 세밀하게 연구했다고 네오플은 강조했다. 터치와 슬라이드를 기본으로 하는 모바일 조작 체계 환경에서 다양한 스킬을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조작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밖에 개별 조작키의 배치, 방향, 간격까지 세부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높은 자유도의 조작 체계 설정은 '던파 모바일'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게임의 이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접속 순단 발생 시 기존에 플레이 했던 지점에서 이어하기를 제공한다.

네오플 옥성태 디렉터는 "모바일 환경이지만 최상의 게임 플레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던파 모바일'만의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며 "유저 친화적인 게임 설계와 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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