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아베베' 1960년 올림픽 마라톤 우승.. 4년뒤 첫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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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69명의 선수가 출발선에 섰을 때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를 주목하는 관중은 아무도 없었다.
목동이었다가 황제의 근위병이 된 그는 군인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훈련할 때 맨발로 뛰어본 적이 있던 그는 후원사가 지원한 새 신발이 잘 맞지 않아 맨발로 달렸다.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그는 1966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해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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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의 This week
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69명의 선수가 출발선에 섰을 때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를 주목하는 관중은 아무도 없었다. 목동이었다가 황제의 근위병이 된 그는 군인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표팀 선수가 갑자기 부상을 당하자 대타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고 2시간 15분 16초의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기록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맨발로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사실이었다. 훈련할 때 맨발로 뛰어본 적이 있던 그는 후원사가 지원한 새 신발이 잘 맞지 않아 맨발로 달렸다.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었을 뿐 아니라 1935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해 점령했던 이탈리아에서 이뤄낸 값진 승리였다. 약탈당한 유물 오벨리스크를 바라보며 달린 그는 결승선인 로마의 개선문을 가장 먼저 통과한 후 “에티오피아가 시련을 이겨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해 조국의 한을 풀어줬다.
‘맨발의 아베베’는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는 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우며 사상 최초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해 마라톤의 전설이 됐다. 경기 후 “20마일(약 32㎞)을 더 달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체력도 뛰어났지만, 정신력은 더 대단했다. 5주 전 맹장 수술을 받고 출전했기 때문이다. 우승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일본은 국가를 준비하지 않아 시상식에서 기미가요가 나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그는 1966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해 우승했다. 15번 대회에 나가 12번 우승을 차지하며 다리로 세계를 제패했던 아베베는 1969년 황제가 하사한 승용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현실 앞에서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겐 두 팔이 있다”며 양궁, 탁구, 펜싱 등에 도전해 장애인 대회에 참가했고, 휠체어 눈썰매 크로스컨트리 대회에서 우승하며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스포츠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베베는 1973년 10월 25일 교통사고 후유증인 뇌출혈로 41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말 속에 불굴의 의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그의 삶이 녹아 있다. “나는 남과 경쟁해서 이긴다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언제나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달렸을 때 그것은 승리로 연결됐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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