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현실 벗어나 다친 영혼 매만지는 .. '아찔한 2시간'

박세희 기자 2022. 10.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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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 9명이 10m 높이 천장에 달린 4개의 공중그네에 번갈아 매달려 날아오른다.

중력을 거슬러 오로지 그네의 반동과 신체의 힘만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그의 비상에 박수를 보내다가 이내 낙하하는 모습에 두 손에 땀이 차고 심장이 조여들 무렵, 그의 손을 낚아채는 다른 곡예사의 몸짓에 온몸의 긴장이 녹는다.

스미스 감독은 "누구나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꾼다. 곡예사들이 이곳저곳에서 날아다닌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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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의 하이라이트인 공중곡예 장면. 9명의 곡예사들이 4개의 공중그네에 번갈아 매달려 날아오르며 환상적인 장면을 선사한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내년 1월1일까지

팬데믹후 북미外 첫 해외투어

‘환희·기쁨’ 뜻의 ‘알레그리아’

2020년엔 공연중단·파산신청

가까스로 회생하며 복귀작으로

1400만명 본 작품 업그레이드

투어 공연선 안 하던 공중 곡예

38년 역사상 한국에서 첫 공연

곡예사 9명이 10m 높이 천장에 달린 4개의 공중그네에 번갈아 매달려 날아오른다. 중력을 거슬러 오로지 그네의 반동과 신체의 힘만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그의 비상에 박수를 보내다가 이내 낙하하는 모습에 두 손에 땀이 차고 심장이 조여들 무렵, 그의 손을 낚아채는 다른 곡예사의 몸짓에 온몸의 긴장이 녹는다.

세계적 아트 서커스 그룹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한국에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북미 지역을 제외한 첫 번째 해외 투어다. 선보일 작품은 ‘뉴 알레그리아’. 1994년 시작해 전 세계 1400만 명이 관람한 대표작 ‘알레그리아’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지난 18일과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톱(초대형 텐트)에서 만난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의 예술 감독 마이클 스미스(사진)는 “커다란 ‘와우’(Huge Wow)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꼽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앞서 설명한 공중 곡예 장면으로 태양의 서커스 38년 역사상 투어 공연에서 공중 곡예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몇 ㎜의 오류에도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의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투어 공연에선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스미스 감독은 “누구나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꾼다. 곡예사들이 이곳저곳에서 날아다닌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말했다.

태양의 서커스가 시작한 지 38년. 가장 큰 위기는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2020년 5월 모든 공연을 중단했고 직원들을 해고하며 파산 보호신청까지 해야 했다. 팬데믹을 버텨내며 가까스로 회생에 성공한 이들은 복귀작으로 스페인어로 ‘환희’와 ‘기쁨’을 뜻하는 ‘알레그리아’를 선택했다.

최근 세상을 떠난 태양의 서커스의 간판 연출가 프랑코 드라고네(1952~2022)가 1994년, ‘알레그리아’를 만든 건 인터넷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때였다. 드라고네는 인터넷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끊어놓을지에 대한 염려와 함께 가족, 공동체의 기쁨을 그린 ‘알레그리아’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게 미덕이었던 팬데믹을 통과해온 우리는 ‘알레그리아’의 주제에 다시 한번 공감하게 된다. 스미스 감독은 “인간은 함께 사는 동물이라는 것을 팬데믹 기간 동안 뼈저리게 느꼈다”며 “‘뉴 알레그리아’로 ‘함께하는 기쁨’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튜브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라이브 공연만의 생생함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뉴 알레그리아’는 다친 영혼을 매만져주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힘든 현실에서 2시간 동안 벗어나 나만의 상상을 바라보는 것, 얼마나 값진 일입니까. 와서 우리의 세계를 함께 나눠 봅시다!(Just come and share our world!)” 10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톱.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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