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녀'는, 바로 '귀여니'였습니다[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2. 10. 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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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새 영화 ‘20세기 소녀’ 공식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편파적인 한줄평 : 감당하시겠습니까.

2022년 넷플릭스 콘텐츠에 20세기 클리셰가 범벅이다. 새 영화 ‘20세기 소녀’엔 레트로 설정 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마저 1999년 밀레니엄버그에 갇혀 오글거리는 시간을 선사한다. 아직 다 보지 않아도 이미 본 것 같은 이야기들이 꾸역꾸역 이어진다. 아,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미리 학습한 기억이 난다. ‘20세기 소녀’는 바로, ‘귀여니’ 그 자체였구나!

‘20세기 소녀’는 1999년, 17살 소녀 ‘보라’(김유정)가 심장 수술 때문에 미국으로 간 친구 ‘연두’(노윤서)를 대신해 연두의 첫사랑 ‘백현진’(박정우)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다 그와 ‘풍운호’(변우석)와 삼각관계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물이다.



레트로를 지향한다더니 철지난 트렌드를 영화 안에 모두 때려 박는다. 평범한 여고생과 인기 많은 두 남고생의 삼각관계, 사랑과 우정 사이 흔들리는 주인공들, ‘너 나 좋아하지? 사귀자’라는 식의 직설적인 대사, 사랑할 시간이 정해진 남자주인공의 사연까지. 웹소설 ‘늑대의 유혹’부터 영화 ‘편지’까지, 테크노가 휩쓸었던 당시 1999~2000년대 초반 콘텐츠 속 유행 공식들을 모범생처럼 차근차근 답습한다. 첫인상은 반가운데, 갈수록 오글거리는 맛이 참기 어렵다.

방송반, 수련회, 여름방학 에피소드들도 일차원적으로만 배치된다. 향수는 자극하지만, 새로운 매력은 주지 못한다. 조금 더 머리를 썼다면 한층 다채로워졌을 이야기가 ‘레트로 효과’에만 안일하게 기대어 묻힌 느낌이다.

김유정은 그나마 이 작품의 ‘신의 한수’다. 연기력, 외모, 청량한 매력까지 모두 갖춘 터라 허술하고 촌스러운 이야기를 그나마 단단하게 지탱한다. 초반 가끔씩 튀어나오는 충청도 사투리에 고개를 조금 갸웃거리게 하지만, 중반 이후부턴 거슬리지 않는다.

변우석, 박정우는 반짝거리는 새 얼굴이다. 고등학교 로맨스물에 딱 맞는 이미지로, 김유정과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노윤서도 나쁘지 않다.

혹시나 ‘20세기 소녀’를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조금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팁 하나 추천하겠다.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과 맥주 한 캔씩 앞에 두고 전개를 예측하며 본다면, 깔깔거리며 즐길 수 있는 두 시간이 되겠다. 넷플릭스서 절찬 스트리밍 중.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2.4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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