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거듭난 명작 소설 '메멘토 모리'
- 메멘토 모리 공식 트레일러
"분위기, 음악, 작화가 정말 아름답다"
메멘토 모리를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탄사다. 주변 모든 지인들이 하나같이 이 게임을 보더니 "일러스트 왜 이렇게 예뻐? 무슨 게임이야"라고 질문했다. 기자도 광고 일러스트만 보고 매료되어 출시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게임을 실행하면 잔잔한 BGM과 수묵화 같기도 하고 수채화처럼 보이기도 한 작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이 게임 개발 과정을 알아봤을 때 "무슨 모바일 게임이, 게다가 방치형 게임이라면서 5년이나 걸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프닝부터 "그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라며 높은 퀄리티에 감탄했다. 음악이 작화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렸다.
기자에게 방치형 게임은 생소한 영역이다. 지금도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게임은 플레이 자체가 매력적인 콘텐츠인데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판단이다. 기적의 검, 60초 용사, 그림자 기사단, 히어로즈 테일즈 등 수많은 방치형 게임이 출시됐지만 업무 용도가 아니라면 손도 대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메멘토 모리의 장르가 아쉬웠다. 하지만 몇 분 즐기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이 게임은 방치형 게임으로 출시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방치형 게임은 보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장르다. 방치형이라 컨트롤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니까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BGM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리뷰만 쓸 정도로 가볍게 하자"라고 접근했지만 이제는 흠뻑 빠져버렸다. 음악만 재생시켜도 힐링된다.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찾는 지인들에게도 적극 추천했다. 뜬금없이 찾아낸 보석이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게임. '메멘토 모리'다.
장르 : 방치형 어드벤처 RPG, 미소녀 수집형 RPG
출시일 : 2022년 10월 18일
개발사 : 뱅크 오브 이노베이션
플랫폼 : 모바일(안드로이드, iOS)
■ 조합 따라 성능 좌우되므로 리세마라에 주의한다
이 게임의 등급 구조는 특이하다. 보통 캐릭터 수집형 RPG의 최고 등급은 SSR인데 뽑기로는 SR이 가장 높다. 게다가 SR의 등급이 일반적인 게임보다 높은 편에다가 이벤트, 미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한다.
"이렇게 쉽게 준다고"라고 생각하고 살펴보니 SSR은 존재했다. 뽑기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의 최대 등급이 SR일 뿐이다. SR+, SSR은 흔히 말하는 돌파 개념인 '진화'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동일한 SR 캐릭터를 뽑으면 SR+로 진화할 수 있고 SR+에서 동일한 속성 캐릭터 2개를 제물로 SSR을 만들 수 있다. SR 이후 등급은 SR+ → SSR → SSR+ → UR → UR+ → LR까지 존재한다. 사실 등급을 보자마자 "성장 구간이 얼마나 높은거야"라며 놀라기도 했다.
뽑기 시스템은 튜토리얼 1-12를 완료하면 해금된다. 첫 10회 뽑기로 SR 캐릭터를 1개 얻을 수 있다. 이후 2-1 튜토리얼이 강제로 진행된다. 2-1을 끝내고 메뉴에서 '계정 연동'으로 구글 플레이 혹은 트위터 계정과 연동한다.
계정을 연동하면 5000 다이아와 나타샤를 사전등록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이후 계정 연동을 해제하고 20연차를 진행한다. 총 30연차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 조합이 나왔다면 게임을 시작한다. 반대의 경우라면 '메뉴 → 타이틀 화면으로 이동'을 누른 후 상단 설정 메뉴에서 '게임 데이터 초기화 → 삭제하기'로 처음부터 다시 반복한다.
아직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캐릭터의 성능 정보는 정확하진 않다. 커뮤니티에 따르면 '콜디', '플로렌스', '암렛', '올리비에', '펜리르', '프레이시아'의 평가가 긍정적이다. 암렛은 첫 구매 보상으로 얻을 수 있으며 포르티나는 10월 22일부터 픽업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이때 같은 역할이라도 공격, 속성, 수호, 버프 부여, 디버프 부여, 치유 등 전문 능력이 다르다. 이로 인해 좋은 캐릭터라도 조합에 따라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전체적인 구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SR 캐릭터라도 스킬이 3개인 것과 4개인 것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태생 SR은 스킬 4개, 그 아래라면 3개다. 기자도 아직 세밀한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스킬을 보고 성능을 구분했다. 아무래도 스킬이 많을수록 유리하겠다고 판단했다.
모든 SR 캐릭터의 뽑기 확률은 0.1331%다. 픽업 뽑기 확률은 1.2600%다. 하지만 '조화의 마녀' 나타샤와 '눈 내리는 환상의 마녀' 루나린드는 0.1000%다. 성능적으로 더 좋아서 확률이 낮은 것일까라고 생각했지만 나타샤를 사용한 결과 아직까지 다른 SR 캐릭터들과의 차이를 체감하진 못했다.
■ 음악 들으며 일러스트 화보 감상하는 느낌
마녀 사냥을 당한 소녀들을 다룬 만큼 스토리 분위기는 암울하다. 무채색 베이스의 일러스트는 이를 잘 살려냈다. BGM도 피아노 중심의 매우 잔잔한 멜로디로 구성했다.
스토리 전개 방식을 알아보기 전에 이 게임의 구조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게임은 "게임이라 부를 수 있도록 최소한의 구색만 맞췄다"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콘텐츠는 자동 진행이므로 캐릭터 배치, 스펙 관리 정도만 신경 쓰면 된다.
대화와 설명은 텍스트로 표현했다. 시네마틱 연출이 있거나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쁜 일러스트 화보에 BGM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잔잔한 BGM 덕분에 텍스트를 읽을 때 재미가 쏠쏠했다.
놀랍게도 메인 스토리가 없다. "게임이 어떻게 스토리가 없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튜토리얼에서 세계관과 목적을 설명한 내용이 정말 전부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뭔가가 나오겠지"라고 기대했으나 전혀 없다. 보유한 캐릭터를 열람할 수 있는 고유 스토리가 전부다. 캐릭터의 고유 스토리는 은근 빠져들게 만든다.
일러스트처럼 은은한 재미가 이 게임의 묘미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캐릭터 고유 스토리는 스테이지 진도에 따라 해금된다. 각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재밌어서 뽑기 욕구가 솟구친다.
아쉬운 점이라면 더빙이다. 풀더빙으로 소개했지만 갈수록 더빙이 없는 구간이 점점 많아진다. 아예 더빙이 없었으면 모르겠지만 있다가 없으니 신경 쓰였다. 더빙에 따라 몰입감이 천차만별인 만큼 신속하게 해결되길 바란다.
■ 콘텐츠 구성 "있을 건 다 있네"
얼핏 보면 콘텐츠가 다양하다. 메인 콘텐츠인 기본 퀘스트와 '시련'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뉘고 시련 안에 다양한 서브 콘텐츠가 존재한다. 시련에는 아직 오픈되지 않은 '레전드 리그'를 제외하면 '시공의 동굴', '기원의 샘', '배틀 리그', '환영의 신전', '무한의 탑' 총 5가지다. 여기에 길드 콘텐츠로 '길드 레이드'가 있다.
먼저 기원의 샘은 '원정' 시스템이다.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에게 임무를 지시하면 일정 시간 후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멀티와 게릴라 원정은 희귀한 재료를 수급할 수 있어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기원의 샘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콘텐츠는 플레이 방식이 모두 동일하다. 배틀 리그는 다른 유저들과 대결하는 PVP, 무한의 탑과 시공의 동굴은 등반, 환영의 신전은 12시 30분~1시 30분 동안 특정 재료를 수급할 수 있는 콘텐츠이지만 별 차이가 없다.
핵심은 메인 퀘스트인 스테이지다. 각종 콘텐츠에서 재료를 얻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음 스테이지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때 콘텐츠마다 적정 전투력이 기재되어 있는데 전투력이 낮더라도 과감하게 진행해도 된다.
물론 물리적으로 막히는 구간은 존재한다. 대형 스테이지에서는 마녀들이 등장하는데 전투이 현저히 낮거나 상성이 불리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월간 부스트만 구매한 기자는 5-20 스테이지부터 슬슬 막히기 시작했다.
캐릭터 성장 방식은 '승리의 여신: 니케'와 동일하다. 레벨 링크라는 시스템으로 5개의 캐릭터를 상단 배치하고 나머지 캐릭터를 하단에 배치한다. 하단 캐릭터는 상단 5개의 캐릭터 중 가장 낮은 레벨로 통합된다. 즉 5개 캐릭터만 육성하면 나머지 캐릭터의 성장이 해결된다.
다만 특정 캐릭터를 빠르게 육성해야 할 경우 링크 목록에서 제외한 후 재화를 투자해야 한다. 상단 캐릭터를 섣불리 선택하면 향후 재화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다이아를 소모하면 캐릭터 성장에 소모된 재화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
시련의 동굴은 전투력을 굳이 구분해서 양갈래로 선택지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투력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서 전투, 회복, 어시스트, 부활만 선택지를 줬다면 진행할 때 쾌적함을 느끼고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게다가 재화, 재료의 종류가 정말 많다. 일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골드, 다이아를 기본으로 제련강, 성장강, 룬 티켓, 캐릭터 코인, 길드 코인, 시공 코인, 배틀 코인, 붉은 금강석, 경험치 구슬, 잠재 보주 등 보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다. 콘텐츠 난이도가 어렵지 않아 시간만 투자하면 해결된다고 해도 재화 종류를 조금만 줄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소득 비례형 구조로 다양한 과금 모델
상점은 인게임 재화,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상점과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상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품은 길드, 배틀, 시공 재화 등을 제외한 모든 것을 판매한다. 특히 강화수, 경험치 구슬, 잠재 보주 등 성장에 필요한 재료들을 제공하므로 과금에 따라 성장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좋게 말하면 소득에 따라 과금 상품을 고를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노골적이다. 평소 과금을 많이 하는 유저는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게임 자체가 모호한 만큼 과금도 비슷한 기분이다. 일간, 주간, 월간 단위부터 시작해 특정 시간에만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가 구매 버튼을 자극한다. 가격도 1500원 상품부터 11만원 이상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정액제 상품의 가격이 저렴한 것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정액제 상품의 구성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소액 과금 상품도 다양한 만큼 콘텐츠의 난이도가 갈수록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SR 캐릭터를 SR+로 만들기 위해선 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 SR 캐릭터의 최대 레벨은 100인데 무한의 탑 100층, 7스테이지에 진입하면 적의 레벨이 100을 훨씬 상회한다. 높은 레벨의 적을 상대하면 명중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결국 물리적으로 진도를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뽑기로 캐릭터를 많이 뽑아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이 캐릭터 뽑기 하나 밖에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전투력 150만 이상 돌파하자 성장 대비 요구 전투력이 너무 높아 걱정이 커졌다.
"시간을 쏟아부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행복회로도 굴려봤으나 무기 강화, 룬, 신장 강화 등으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재료 수급량도 요구량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다. 120레벨을 돌파하려면 획득량이 현저히 적은 잠재 보주가 1500개나 필요해서 숨이 턱 막힌다. 개발팀이 "게임을 계속 즐기고 싶으면 과금을 해"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투자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방치형 게임이라도 몇 주 동안 같은 곳을 반복한다면 지겨워기지 마련이다. 성장에 필요한 재화들을 이벤트로 넉넉하게 제공하면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리트라이에 패널티가 없다.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는 구간에서는 재도전 버튼을 연타하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어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게임으로 태어난 소설, 과금은 적당히!
거듭 반복하지만 이 게임은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실만 제공한다. 게임과 소설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방치형 게임이라서 당연히 허전한 요소가 많다. 플레이의 재미를 중시하는 게이머들은 당연히 "이게 게임이야"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짜임새는 탄탄하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100이라 가정하면 20, 20, 20, 20, 20으로 채워가는 구조다. 안개로 가려진 방대한 스테이지 지역을 보면 기대감이 솔솔 차오른다.
스테이지를 거듭하니까 그런 점이 은은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무한 반복되는 자동 전투, 캐릭터들의 라이브 2D도 왠지 모르게 계속 바라보게 된다. 일러스트는 다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지만 BGM은 호평이 자자하다. 종류도 다양해서 질리지도 않았다.
함께 시작한 지인도 "게임으로 바라보지 않으니까 이색적으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일러스트와 BGM이 만족도를 충족시키니까 계속 바라보게 된다"며 "정말로 '라이브 2D를 지원하는 소설책'이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메멘토 모리는 방치형 게임의 이상적 형태다. 아마 방치형 게임에 이 정도의 호평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 확신할 정도로 괜찮은 작품이다. 일러스트와 BGM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희한할 정도다.
메멘토 모리는 특이하게 퍼블리셔가 없다. 아직 신뢰도가 쌓인 개발사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종료 불안감을 지우기 힘들다. 특히 서비스 3일 만에 오류로 콘텐츠가 잠겨진 현상이 수차례 발생했고 임시 점검을 진행했는데 기한을 밝히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최근 초반부터 과금을 유도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명 '먹튀' 게임이 많아진 탓에 지인들도 "신뢰할 만한 퍼블리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표했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게임은 고액 과금은 더욱더 추천하지 않는다.
1. 라이브 2D와 일러스트 작화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2. 다양하고 매력적인 BGM을 들을 수 있다
3. 컨트롤 요소가 없으므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1. 장기 서비스를 보장하기 어려운 개발사
2. 컨트롤 재미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3. 100레벨 이후 성장 허들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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