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보일러실서 제2의 백남준 키운다"..서울대 문화예술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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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극장이 1천 개 있다면 그 중 900개는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완벽히 재현해낼 방법을 고민합니다. 나머지는 새로운 작품과 형식을 실험해요. 40여 년 전 백남준의 작품처럼 말입니다. 그런 걸 찾으려는 거죠."
지난 21일 서울대 제1파워플랜트에서 만난 이중식(54) 서울대 문화예술원장은 "학교의 우선순위는 늘 과학이나 기술에 있었지만 지금 학생들 몸과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문화에 의해 움직인다. 학교가 문화 허브를 만드는 건 중요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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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신진 작가 6∼10팀 창작 지원..방시혁 등 문화계 인사 멘토링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서울에 극장이 1천 개 있다면 그 중 900개는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완벽히 재현해낼 방법을 고민합니다. 나머지는 새로운 작품과 형식을 실험해요. 40여 년 전 백남준의 작품처럼 말입니다. 그런 걸 찾으려는 거죠."
지난 21일 서울대 제1파워플랜트에서 만난 이중식(54) 서울대 문화예술원장은 "학교의 우선순위는 늘 과학이나 기술에 있었지만 지금 학생들 몸과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문화에 의해 움직인다. 학교가 문화 허브를 만드는 건 중요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는 다가올 '문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문화예술원을 설립했다.
40년 동안 캠퍼스에 난방을 공급해온 파워플랜트(보일러룸)는 문화예술원 기획 아래 최근 신진 작가를 키우는 '창작인큐베이션 센터'로 재탄생했다.
애초 낡은 문화관 재건축 계획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는 새 문화관에 담을 콘텐츠에 대한 고민 끝에 창작인큐베이션 센터까지 이르게 됐다.
이 원장은 "공간 자체보다는 그 공간을 채우는 작품이, 작품보다는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중요해졌다"며 "그렇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파워플랜트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새 문화관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워플랜트에서는 지난달 말 첫 미디어 전시와 공연을 선보였다. 내년 초까지 학내 동아리 연극이나 힙합 나이트 등 약 스무 차례 공연을 열 계획이다.
파워플랜트 내 창작 공간에서는 해마다 신진 작가 6∼10팀이 제작비를 지원받아 창작 실험을 이어간다.
엔터테인먼트·게임·출판·미술 등 문화계 각 분야 리더들이 멘토링도 할 계획이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미학과 91학번)이 직접 멘토링에 나서기로 했다. 아트센터 나비와 민음사·CJ 등은 파트너십 구축을 논의 중이다.
이 원장은 "요즘 문화 활동은 예전처럼 단순히 영화나 전시 티켓을 끊고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영화 '헤어질 결심' 한 편을 보고서도 그 텍스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벌어지고, 아미(Army·BTS 팬)는 BTS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해 문화적 재생산을 촉발할 화두를 던지는 이들이 요즘 시대의 작가"라며 파워플랜트에서 그런 작가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했다.
이 원장은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 문화와 그 문화를 만드는 창작자가 중요해진 시대에 학교의 인력 양성 노하우가 실험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예술의 전당은 '삑사리'(음 이탈) 하나에도 큰일 나는 곳이지만 학교는 실패를 감내하는 다양한 시도를 더 칭찬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새롭고 실험적인 장르를 하고 싶습니다. 무엇이 답이 아닌지는 알겠지만, 그렇다고 답이 무엇인지 정해두고 가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문화관 완공까지) 남은 4년 동안 그 과정을 누적하면서 계속 고민의 시간을 가질 것 같습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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