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마을버스, 승객 감소로 경영난에 인력난까지 '이중고'

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2022. 10.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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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업체 단 1곳뿐..벽·오지 운영비 부담
연료비와 버스 부품비 크게 올라 적자 가중
"기사들 대거 이직"..미 운행률 30% 달해
업체들, 준공영제 도입 요구..고양시, 검토 중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마을버스 차고지에서 미 운행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고무성 기자


고양시 마을버스 업체들이 승객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인한 경영난에 고질적인 인력난까지 더해져 극심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양시 마을버스는 2019년 17만 3천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을버스 요금은 같은 해 11월 23일 기존 105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됐다.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용객이 12만 8천명으로 35.3%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2천명이 더 줄었다.

마을버스의 교통카드 수입금은 2019년 489억 9700만원, 2020년 423억 3100만원, 지난해 414억 3700만원으로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승객 감소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흑자 업체 단 1곳뿐…벽·오지 운영비 부담

고양시 마을버스 업체 20곳 중 흑자 업체는 단 1곳뿐이다.

시는 올해 마을버스의 어려운 실정을 감안해 추경까지 확보하며 적자 노선에 총 85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8월 말 기준으로 18억 7600만원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마을버스 업체들은 남은 4개월 동안 23억 2400만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수익 노선인 '벽·오지 노선'은 운영비 중 85%를 고양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나머지 15%는 마을버스에 부담시키고 있다.

5대 미만으로 운행하는 벽·오지 노선은 전체 노선의 23%지만, 재정지원금은 8월 한 달 기준으로 전체 지원금 중 55%나 차지했다.  

연료비와 버스 부품비 크게 올라 적자 가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연료비와 버스 부품비 등도 크게 올라 업체들의 적자를 가중시키고 있다.

버스 연료로 사용하는 천연가스(CNG)는 지난해 8월 ㎥당 665원에서 1년 뒤 1330원으로 2배나 올랐다. 경유 가격도 리터당 지난해 6월 1360원에서 1년 뒤 2078원으로 53%나 증가했다.

원유를 기반으로 제조하는 자동차의 정비구성품도 따라서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윤활유는 5~25%, 타이어는 3~10%, 부품대는 10~20% 각각 상승했다.

요소수도 중국의 원료 수출 제한으로 지난해 리터당 500원에서 올해 1월부터 2천원으로 4배나 올랐지만, 떨어지지 않고 있다.

3달 전 고양시 마을버스 업체들의 호소문. 고무성 기자

"기사들 대거 이직"…미 운행률 30% 달해

고양시 마을버스 기사들은 급여와 처우가 더 나은 광역버스 및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하는 파주지역 마을버스로 이탈하고 있다.

지난 8월 재정지원 산출기준에 따르면 20개 업체에 필요한 운전기사는 총 967명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총 646명으로 321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총 인가 대수 443대 중 311대만이 운행 중이다. 미 운행률이 30%에 달하는 것이다.

마을버스 운행률이 떨어지면 배차 간격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버스 기사 평균 월 급여액은 준공영제 광역버스 357만원, 비 공영제 시내버스 320만원, 준공영제 파주시 마을버스 290만원, 비 공영제 고양시 마을버스 252만원이다.

업체들, 준공영제 도입 요구…고양시, 검토 중

시내버스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마을버스 업체들은 일정 수익을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마을버스 A업체는 "현재는 운행률이 70%지만, 다음 달부터는 60% 또는 50%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운행률이 저조하면 고정비 지출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토로했다.

B업체는 "경기도 시내버스가 내년부터 준공영제를 실시한다는 경기도 발표 후 고양시 마을버스 기사들이 대거 이직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기사들 월급도 몇 달째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시도 마을버스 업체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준공영제를 검토하고 있다.

고양시는 관계자는 "만약에 앞으로 준공영제를 하게 될 때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력난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눈으로 보이니까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그렇지 않아도 재정지원금을 본예산에 60억원을 세웠는데 이것도 부족하다 싶어 추경에 25억원을 더 세웠다"며 "지금 앞으로 물가가 얼마만큼 오르느냐에 따라서 이것도 이제 부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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