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자쥔 약진… ‘習비서실장’ 출신 리창은 총리, 딩쉐샹은 부총리 유력
14억 중국 움직일 상무위원은 누구?
“방금 개최된 중국 공산당(중공)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 회의 선거에서 내가 계속 중공 중앙위원회 총서기를 맡도록 결정했다. 여러분께 기타 6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6명을 소개하겠다.”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진핑 3기 지도부’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리창 동지”를 맨 처음 호명 후,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차례로 소개한 주석은 “자오러지, 왕후닝 동지는 19기 상무위원이었고, 나머지도 정치국 위원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소개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새 지도부가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공개된 시진핑 3기 최고지도부는 강력한 코로나 방역, 추락하는 부동산 가격, 치솟는 청년실업률 등 중국 인민의 불만에도 시진핑 권력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 주석에 뒤이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친(親)시진핑계로 평가된다. 특히 연임한 자오러지, 왕후닝을 제외하고 새로 임명된 4명의 상무위원은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오르기 전 지방 근무 때부터 인연을 맺고 시 주석이 주요 보직으로 이끈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 그룹) 핵심 인사들이다.
서열 2위의 국무원 총리로 내정된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성장과 당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다. 2012년 시 주석이 권력을 잡은 후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상하이 당서기 등 요직만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상하이시 서기를 지낸 그의 최고 지도부 진입은 예상됐지만 상무부총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저우언라이 등을 제외하면 역대 중국 총리는 대부분 부총리를 맡은 후 총리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말 상하이시가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해 도시가 봉쇄됐을 때 상하이시의 책임자였다. 당시 상하이 봉쇄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0.4%로 추락했었다. 이런 책임론에도 총리로 승진한 것은 능력보다 충성을 더 중시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중앙 정치, 국가 정책 결정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시 주석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은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맡았다. 대학에서 기계제조학을 전공하고 상하이재료연구소장을 지내다 공직에 들어선 그는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로 근무했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3년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공식 취임하자 중앙 판공청 부주임 겸 국가판공실 주임으로 중앙 무대에 진출했다. 시 주석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하고 시 주석에게 들어가는 보고를 관리하기 때문에 ‘문고리 권력자’로 불렸다. 일 처리가 조용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시 주석이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후닝의 뒤를 이어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을 전망인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역시 시 주석을 따라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차이 당서기는 그간 최고 지도부 후보로 상대적으로 덜 거론됐던 인물이다. 시 주석이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하기 전 기반이 된 푸젠성, 저장성에서 근무했다.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오른 이듬해인 2014년 중국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으로 발탁됐다. 200명이 넘는 중앙위원에도 들지 못했던 그는 베이징시 대리 성장을 거쳐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일약 정치국 위원에 진입, 베이징시 당서기에 임명됐다. 16일과 22일 외신에 공개된 20차 당대회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그는 단상 맨 앞줄에 앉은 사람 가운데 시 주석의 연설을 가장 열심히 메모하기도 했다.
‘당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리시 광둥성 서기는 시 주석 3기의 감찰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선전, 조직 업무로 성장한 그는 상하이시 조직부장, 랴오닝성 당서기 등을 거쳐 시진핑 2기에서 광둥성 당서기를 맡았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간쑤성 출신인 그는 1980년대 리쯔치 간쑤성 당서기의 비서로 일하며 리 서기의 동향이자 상사였던 시중쉰, 시중쉰의 아들인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옌안시 당서기로 있을 때는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기간 중 7년간 농촌 생활을 했던 량자허촌을 적극 조명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중앙위원(205명) 인사를 2020년부터 시 주석이 조장을 맡아 주도했다고 전했다. ‘정치적 기준’이 인사의 핵심 원칙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이 끄는 당의 정책과 이념을 따르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했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22일 새로운 중앙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선발과 관련해 “시진핑 총서기는 ‘사람을 쓸 때 최우선은 정치적 기준’이라고 강조했다”며 “두 위원회(중앙위·중앙기율위) 진출 여부는 순서에 따라 당연히 들어간다거나 관례에 따른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먼저 정치적 기준을 충족했는지, 정치적 소질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시진핑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시자쥔이 최고지도부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시 주석에 대한 반대 의견이 봉쇄돼 마오쩌둥 시기의 1인 독재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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