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복들로 채웠다, 종신집권 굳힌 ‘習황제’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10. 24.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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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정권 3기 출범
측근들로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
리커창·왕양 등 공청단은 전멸
5년뒤 후계자도 만들지 않아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당한 후진타오 -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가운데) 전 국가주석이 퇴장하며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의 어깨를 손으로 치며 말을 걸고 있다. 시 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답했지만, 후 전 주석을 쳐다보지는 않았다. /EPA 연합뉴스

앞으로 5년간 중국을 이끌 시진핑(習近平·69) 정권 3기 최고 지도부가 23일 출범했다. 신임 총리를 비롯해 새로 승진한 지도부 전원은 시 주석이 권력에 오르기 전부터 알고 지낸 ‘시자쥔(習家軍·시진핑의 측근 그룹)’으로 구성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아 5년 후 시 주석의 4연임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 전회)를 열어 향후 5년간 중국 공산당을 이끌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이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24명을 선출했다. 시진핑 현 총서기는 2012년, 2017년에 이어 3번째로 당 총서기로 선출되며 사실상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신규 상무위원에는 리창(李強·63)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蔡奇·67)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李希·66) 광둥성 당서기 등 시 주석 최측근이 승진했다. 시진핑 2기에서 각각 당의 감찰 업무, 선전·사상을 주관했던 자오러지(趙樂際·65), 왕후닝(王滬寧·67)은 유임됐다.

시진핑 집권 3기는 외형만 전통적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했을 뿐 내용 면에서는 ‘시진핑 1인 지배 체계’를 완전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2인자 격인 국무원 총리를 맡을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그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상무부총리로 유력한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은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상무부총리는 차기 총리 승진이 유력한 자리다. 이에 따라 과거 국가주석을 견제하며 중국 경제를 호령했던 국무원 총리가 시 주석의 지시를 받고 이행하는 관료로 그 위상이 낮아지게 됐다.

친시장 성향으로, 시 주석 견제 세력으로 평가돼 온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은 시진핑 3기에서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퇴임하고, 공청단의 차세대 주자였던 후춘화 부총리는 이번 인사에서 정치국에서도 퇴출됐다.

장쩌민 시기 만들어진 ‘칠상팔하(七上八下)’가 깨진 것도 이번 시진핑 3기의 특징이다. 정치국원 교체 때 “67세는 남고 68세는 퇴직한다”는 비공식적 인사 규칙으로, 명확한 은퇴 기준이 없는 중국 공산당에서 고위층의 장기 집권을 막던 유일한 안전판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69) 본인을 비롯해 장유샤(72)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왕이(69) 외교부장이 칠상팔하 관례를 깨고 지도부에 남았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이 본격화되고 당 지도부에 ‘새 피’ 유입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22일 폐막한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시진핑 사상의 지위 등 두 가지를 확립한다”는 의미를 지닌 양개확립(兩個確立)의 중요성을 담은 당장(黨章)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만 거수로 개정안을 처리하기 전 수행원에게 이끌려 회의장을 나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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