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작년 압수수색 직전, 정진상이 '휴대폰 버리라' 지시"
"입원하면 체포 안하기로 약속" 김용, 대선자금 수수혐의 구속
"정진상이 폰 버리라 지시".. 변호인단엔 야권인사 넣어 회유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8억여 원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서 “작년 9월 대장동 사건 관련 검찰 압수 수색 후 김 부원장이 통화에서 ‘정진상 실장(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수 검사장과 이야기가 다 됐다’ ‘입원하면 (검찰이) 체포하지 않기로 했으니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유씨는 또 “압수 수색 직전엔 정 실장이 통화에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증거 인멸’ ‘회유’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씨는 검찰 진술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정 실장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 나의 문제로 이 검사장과 술을 마시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검사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대장동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었다. 이날 이 전 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유동규, 정진상, 김용씨 등과 과거에는 물론 퇴직 후에도 일면식도 없고 입원하라고 한 사실도 없고, 식사나 술자리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지에 “정 실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용 부원장은 작년 4~8월 ‘불법 대선 자금’ 8억4700만원을 유씨 등으로부터 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2일 새벽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김 부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23일 김 부원장을 불러 자금의 용처 등에 대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진상 실장과 김용(구속) 부원장이 작년 검찰의 대장동 사건 수사 착수 전후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게 잇따라 전화해 증거 인멸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 실장 등이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 대응에 개입하고 이후에 진행된 대장동 관련 수사나 재판에도 관여하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작년 9월 검찰의 압수 수색 뒤 김 부원장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언급하며 “병원에 가서 입원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실제 그는 압수 수색 다음 날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입원은 하지 못했고 검찰에 체포됐다.
유씨는 압수 수색 직전 상황도 검찰에 설명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씨가 살고 있던 경기 용인의 한 원룸을 전격 압수 수색했는데, 유씨는 압수 수색 직전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다. 이 휴대전화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9월 14일 새로 개통한 것이었다. 압수 수색 다음 날 유씨는 취재진과 만나 휴대전화를 버린 이유에 대해 “사정이 있었다”며 “(휴대전화를)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집어던진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이 뒤늦게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유씨는 새 전화로 작년 9월 24일부터 압수 수색 당일인 9월 29일까지 정 실장과 8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통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정 실장은 통화 사실은 인정하며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그러나 유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 실장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정 실장이)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했다”며 사실상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의 해명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작년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된 이후 유씨의 변호인단 선임과 관련해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유씨는 작년 10월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 기존에 선임했던 A로펌 외에 김모 변호사도 추가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가 소속된 로펌은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대표를 맡았던 곳이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인 2019년부터 작년까지 경기도 자문변호사를 지내며 7495만원 상당의 수임료 등을 지급받기도 했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2019년 11월 ‘경기도지사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일원으로 대법원에 이 대표 무죄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작년 변호인 선임 경위를 묻는 본지 질문에 “왜 그런 것까지 대답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표와 가까운 변호사가 유씨 변호인으로 긴급 투입된 것을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유씨가 지난 9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가 기소된 사건 관련 변호사 선임을 두고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B로펌 소속 전모 변호사 등은 지난 11일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후 전 변호사 등이 지난 14일과 17일, 18일 세 차례에 걸쳐 유씨에게 “아직 수사 중인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변호도 맡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유씨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유씨는 최근 주변에 “위례 신도시 사건 재판만 맡겼는데 왜 다른 사건 검찰 수사까지 맡겠다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위례신도시 사건’ 변호인단 소속 전 변호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9년 5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다. 전 변호사는 2020년 21대 총선 땐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낙마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18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유동규씨) 변호인 선임 과정은 유씨를 회유하려는 과정으로 의심된다”고 한 발언의 배경에는 이런 정황들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 부원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 불러 전달받은 자금을 대선 자금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마련한 8억여 원을 김 부원장에게 전했다는 유씨 등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남 변호사 측근이 유씨 측에 돈을 건넸다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차량 출입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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