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심쿵한 것 '가테'
- 가디언 테일즈 심포니 테일즈: 오케스트라 공연
플래직·콩스튜디오·카카오게임즈가 22일 저녁 개최한 '심포니 테일즈: 가디언 테일즈 오케스트라'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오케스트라 공연 전날 설레는 마음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는데요. 생애 첫 게임 오케스트라 감상인데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어서 기대가 더욱 컸던 것 같아요.
코엑스 오디토리움에 도착하자, 입장 전 굿즈 판매대 및 사진 촬영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기사님들의 가디언 테일즈 애정을 증명하는 듯 대부분 완판된 상태더라고요. 사진 촬영 부스에서는 검과 방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기사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콘서트홀 좌석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자 커플, 가족 단위 관람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제 옆 좌석 분도 사이좋게 커플끼리 공연을 관람하러 오셨더라고요. 가디언 테일즈가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새삼 체감하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임 및 관련 콘텐츠를 향유하는 연령대가 벌써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 단위로 공연을 보러 올 정도로 다양해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공연 무대는 가디언 테일즈답게 챔피언 소드, 기사와 동료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공연 대기 시간 동안 오케스트라 뒤편 메인 스크린에서 부유성 헤븐 홀드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기 전, 메인 스크린에서 등장한 공주가 관람 수칙을 알려주며 심포니 테일즈가 시작됐습니다.
Section 1은 모험의 시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On Your Way'로 시작했습니다. 프롤로그의 불타는 성, 불시착한 켄터베리 숲에서 시작된 기사와 공주의 여정을 고스란히 오케스트라로 재현하는 느낌이었어요. 음악과 함께 중앙의 메인 스크린으로 실제 인게임에서의 켄터베리 숲의 정경을 보고 있으니, 이 게임을 갓 시작한 뉴비 시절, 꼬꼬마 기사로서의 경험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Section 1에서는 Lobby Forest와 Night of Kanterbury Forest가 인상 깊었는데요. 아무래도 한동안 로비에서 주야장천 들었던 곡이기도 하고, 기사와 공주가 모닥불에 둘러앉아 잠을 청하는 모습이 새삼 짠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가디언으로서 많은 동료가 생겼지만, 그때는 기사와 공주 단둘뿐인 여행이었으니까요. 현장에서 직접 듣는 현악기와 관악기 선율이 정말 좋았습니다.
Section 2에서는 순조로운 여정이 이어집니다. 티탄 왕국에서 만난 마리안과 아이언 티탄, 유령이 바글거렸던 마법 학교, 사막을 넘어 셴 시, 던전 왕국과 라 제국에 이르는 기사의 행보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죠. 모든 곡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Desert of Madness의 일렉 기타 선율이 전체적으로 오리엔탈 풍인 곡 진행과 조화롭게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Section 2 진행 도중 영웅이 깜짝 등장하는 사건도 있었는데요. 아이돌 에바, 카리나, 그리고 미래 공주가 등장해 추첨을 통해 관람객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였습니다. 당첨 번호를 발표하는 진행자 김정민 캐스터의 긴장감을 주는 밀당 실력이 돋보이는 코너였습니다.
다음 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새삼 길게 느껴지는 Now Loading 이후, Rah Empire와 Revolution of Rah Empire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이 곡에서는 관악기 위주로 주 선율이 진행됐는데 웅장한 라 제국과 혁명의 비장함이 함께 느껴져서 좋았네요.
- 가디언 테일즈 OST 'On your way'
Section 3, 기록되지 않은 세계부터 이어지는 곡들은 새삼 이 파트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의 감상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미래 공주를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 인베이더의 침공으로 인해 초토화된 세계와 내가 구했지만 잃어버린 동료들, 벽으로 느껴졌던 암흑 마법사의 불합리한 난이도 등이 순차적으로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그 와중에 OST는 좋아서 고구마를 퍼먹는 와중에도 이 악물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는데, 실제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들으니 그 감격이 남달랐습니다.
특히 아이샤와 저항군이 합류하는 장면에서 관악기와 현악기 선율이 웅장하게 울리며 분위기를 고취시키는데, 게임 화면과 같이 감상하니 그 당시의 벅찬 감동이 재현되는 것 같았습니다.
Section 4 재회 파트에서는 본격적으로 미래 공주와 13 군단장 베스의 테마가 이어집니다. 과거로 돌아간다, 이 세계에 남는다는 그 선택지도 메인 스크린으로 보여주는데요. 이 세계에 남는다는 선택지 이후 Little Princess로 이어지는 연출이 참 사람 마음을 먹먹하게 하더라고요. 서정적이고 쓸쓸한 현악기 선율과 서럽게 우는 어린 공주의 모습에 새삼 가슴이 찡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선택지를 선택하면 Say Hello to Me from the Past, Panorama로 연결됩니다. Panorama의 소프라노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시즌 1의 엔딩 크레디트 Panorama에 가사를 붙인 곡이었는데 가사가 정말 심금을 울렸습니다.
Section 4 이후 진솔 지휘자와의 대담이 있었는데요. 미래 공주가 되고 싶다는 진솔 지휘자의 멘트에 관객분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진솔 지휘자는 챕터 14를 진행 중일 정도로 가디언 테일즈에 진심인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별히 애착이 있는 곡이 있느냐는 김정민 캐스터의 질문에는 "음악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내가 못 깨고 있는 스테이지에서 오래 듣고 있던 곡이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간다"라고 밝혔지만, 음악적으로는 라 제국, 공주 테마의 곡, 매직 스쿨 테마 등을 꼽았습니다.
Section 5에서는 더 넓은 세계로라는 제목과 걸맞은 신규 지역, Demon World의 곡들이 이어졌습니다. 마계가 현대적 분위기의 월드인만큼 관악기와 전자 피아노, 일렉 기타의 세련된 선율이 찰떡같이 잘 어울렸습니다.
공연에 몰입하자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버렸는데요. 앵콜곡인 바리 테마로 심포니 테일즈의 막이 내렸습니다. 에델바이스의 꽃말, '소중한 추억'에 걸맞도록 참가 유저들의 닉네임이 메인 스크린에 올라왔고, 엔딩 크레디트에서도 유저들의 팬아트가 월드 맵 위로 올라오며 공연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가디언 테일즈를 사랑해 주신 기사분들에게 감사의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심포니 테일즈를 준비했다는 김상원 디렉터의 말대로 정말 선물 같은 공연이었습니다.
메인 스크린으로 게임 내에서 기사의 여정을 함께 보여주고, 챔피언 소드와 무대 조명이 곡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다양한 색으로 반짝이며 공연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미래 공주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흰색 조명이 자꾸 좌석 쪽으로 쏟아졌는데 4D 느낌이 나긴 했지만 눈을 부시게 한 것은 조금 불편했어요.
공연장을 나오며 가디언 테일즈를 좀 더 열심히 플레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만 그랬던 것은 아닌지, 삼삼오오 나오는 관객들에게서 "가테 뽕이 차오른다", "가테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인터넷 중계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다른 기사분들을 위해서라도 종종 이런 자리가 열렸으면 좋겠네요.
■ 가디언 테일즈 오케스트라 현장 사진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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