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폐막식 중 끌려가듯 퇴장..'낯선 장면' 놓고 해석 분분
리커창·후춘화 등 배제에
공청단계의 불만 표출 분석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80)이 지난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후 전 주석은 22일 오전 11시15분 당 대회 폐회식 도중 예기치 않게 퇴장했다. 퇴장 장면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을 보면 직원들이 와서 후 전 주석을 일으켜 데리고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후 전 주석은 퇴장하기 전 옆자리에 있던 시진핑 주석과 잠깐 대화했고, 그 옆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퇴장 후 시 주석이 리 총리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 장면을 두고 후 전 주석이 끌려나간 것 아니냐는 추측부터 건강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건강 공포증이든, 노골적인 정치적 제스처든 그 일은 어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측통들은 후 전 주석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거나, 그도 아니면 국내외 매체들의 카메라가 켜진 상황에서 사전에 짜인 정치적 행위였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후 전 주석이 그의 핵심 세력들이 이번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 탈락한 것에 불만을 품고 벌인 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날 ‘리틀 후’라고 불리는 후진타오계 대표 인물인 후춘화 부총리(59)는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진입은커녕 정치국원 24인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역시 후진타오계로 꼽히는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또한 20기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돼, 이번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계가 사실상 멸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22일 밤 트위터 영문 계정을 통해 “후진타오가 폐막식 도중 몸이 좋지 않아 수행원이 행사장 옆방으로 그를 데리고 가 쉬도록 했다”며 “그는 괜찮아졌다”고 밝혔다.
앨프리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행정대학원 교수는 “건강 문제라고 생각한다. 후진타오는 바라는 게 많지 않은 타입이다. 그가 시 주석에게 분노를 표현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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