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일색 지도부..시진핑 '1인 천하' 시대로

이종섭 기자 2022. 10. 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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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총서기 3연임 확정
최소 15년 장기집권 발판 마련
리커창 총리 퇴진..후임엔 리창
1인 체제 속 서방과 갈등 커질 듯
모습 드러낸 ‘시진핑 3기’ 정치국 상무위원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 국가주석(맨 앞)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들어오고 있다. 선두에 선 그의 뒤로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순서대로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 |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69)이 23일 공산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했다. 전임 지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최소 15년 이상의 장기집권 시대를 연 것이다. 시 주석은 집권 3기 지도부를 측근 으로 채우고 당장(黨章·당헌) 개정을 통해 당 핵심 지위도 더욱 공고히 했다. 명목상의 집단지도체제는 껍데기만 남고 명실상부한 ‘1인 권력’ 시대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는 이날 1차 전체회의(1중 전회)를 열고 시 주석을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했다. 또 중앙정치국 위원 24명을 선출하고 이 가운데 시 주석을 포함한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임했다.

시 주석 집권 2기 최고 지도부 중에서는 시 주석과 함께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65)와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67)만 유임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67)와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72),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67), 한정(韓正) 상무부총리(68) 등 4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빈자리는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 서기(66)와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서기(67),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60), 리시(李希) 광둥성 당 서기(66) 등 모두 시 주석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 멤버들로 채워졌다.

시 주석은 전날 폐막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장 개정을 통해 당 핵심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 데 이어 최고 지도부마저 다른 계파를 모두 배제함으로써 집권 3기 1인 권력 체제를 확고히 다졌다. 명목상 유지되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 주석은 당 대회 개막식과 폐막 연설에서 집중통일영도를 강조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로의 집중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은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 이후 처음으로 ‘인민 영수’ 칭호로 불리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의 견제를 받지 않는 최고 권력이 된 것이다.

개정된 당장에는 대만 독립 반대가 명기됐다. 공산당은 결의문에서 “당 대회는 인민군대를 세계 일류 군대로 건설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확고부동하게 관철하며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한다는 내용을 당장에 담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강조해온 공동부유에 관한 내용도 추가됐다.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교수는 AFP통신에 “시 주석이 독재와 같은 권력을 쥐게 된 것으로 이제 누구도 그를 막으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됐다”며 “중국의 미래가 모두 시 주석의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실수가 발생할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

앨프리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시 주석의 4연임 가능성까지 내다보며 “중국과 서방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이날 당 총서기에 재선임된 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장을 쓰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근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충분하며,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본적 측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개방의 문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세계를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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