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고유 견제 메커니즘 망가져.. 習의 푸틴화 우려" [심층기획 - 中 시진핑 영수시대]

이귀전 2022. 10. 2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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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인사개편
왕양·후춘화 등 공청단 출신 완전 배제
공산당, 특권층 당에서 1인의 당으로
2인자 리창.. 2023년 봄 총리 취임할 듯
자오러지·왕후닝, 서열 3·4위에 올라
고속출세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에
정치국 위원 여성 '전무' .. 25년 만에 처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실상 20세기 마오쩌둥(毛澤東)에 이어 21세기 영수 자리에 등극하면서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장기집권 체제의 막이 올랐다. 중국공산당이 인민의 당에서 특권층의 당으로, 다시 시진핑 1인의 당으로 변질하면서 향후 사당화(私黨化)로 인한 극심한 폐해가 예상된다.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23일 제20기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통해 최고지도부를 의미하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시 주석을 포함한 시진핑파인 시자쥔(習家軍)으로 구성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비주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중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퇴진하더라도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국정자문 기구) 주석이나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2명 중 최소한 한 명은 상무위원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완전히 배제됐다.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 진출 실패는 물론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했다.

최고지도부에서 시 주석의 잠재적 경쟁관계인 비주류가 배제되고 당권파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향후 시 주석 권위에 도전할 세력은 사라졌다. 중국 내정은 물론 대외 관계에서도 시 주석 일파 주도의 강경 기조가 견제 없이 관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공유식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센터 책임연구원(중국·대만 전문)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공청단이 파벌 의미라기보다는 그동안 중국 엘리트 공급 시스템이기도 했는데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만 올렸다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견제 메커니즘이 망가졌다는 의미”라며 “중국정치에서 중국공산당의 사당화, 대외관계에서 시진핑의 (블리디미르) 푸틴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내년 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서열 2위의 총리 선출이 확실시되는 리창(李强) 상하이(上海)시 당서기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浙江)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당위원회 비서장(사무국장)을 맡은 측근이다. 지난 4월 상하이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재기에 성공한 것은 시 주석 권력에 제동을 걸 존재가 없음을 보여준다.

서열 3위의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에 거론되는 자오러지(趙樂際)는 시 주석 부친 시중쉰(習仲勳) 묘의 성역화를 추진하는 등 시 주석 숭배에 앞장섰다. 서열 4위 정협주석이 예상되는 왕후닝은 15년간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에 재직했으며 시 주석의 국정 공약도 마련했다.

서열 5위 중앙서기처 서기에 기용될 차이치(蔡奇)는 시 주석이 푸젠(福建)·저장성에 근무할 때 함께 일했다. 당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도 아니면서 2016년 베이징 시장에 발탁되는 등 시 주석 치하에서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다.
상무(常務)부총리(수석부총리)를 맡을 서열 6위의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은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일 때 판공청 주임(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고 시 주석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열 7위 리시(李希)는 최고 반부패 감시기구인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예약했다. 시 주석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의 동료인 리쯔치(李子奇) 전 간쑤(甘肅)성 당서기 비서를 지낸 경력이 있다.

20기 정치국(상무위원+위원)은 종전보다 1명 줄어든 24명으로 구성됐다. 상무위원 아래 위원에도 황쿤밍(黃坤明)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장여우샤(張又俠)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 시 주석 측근이 다수 포진했다. 정치국은 1997년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없이 남성 일색으로 이뤄졌다.

집단지도체제의 한 기둥으로 작용해온 칠상팔하(七上八下·지도부에 67세는 들어갈 수 있지만, 68세는 안 된다)도 고무줄 기준이 됐다. 69세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해 외교라인의 최고위직에 올라섰다. 측근 장여유샤는 72세로 중앙위원 중 최고령이다.

이번 당 중앙위원회 구성원 205명 중 약 65%인 133명이 신규 선출되는 물갈이를 했다. 2017년 19차 당 대회 때의 62%, 2012년 18차 당 대회 때의 56%에 비해 높은 수치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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