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로드맵] 당헌에 '習 절대권력·대만 통일' 담아..美와 패권경쟁 격화 예고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2022. 10. 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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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장기집권 로드맵
대만서 장기집권 명분 쌓으려는 習
무력 침공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외교부장 후보엔 對美 강경파 부상
내달 G20 회의·바이든과 회담 등
정상외교로 국제적 고립 맞설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1기 전국 중앙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의 향후 5년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최대 정치 행사인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지도부를 자신의 측근들로 채우고 1인 지도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대만 독립 반대’ 의견을 당헌에까지 명기하며 대만 통일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20차 당대회 개·폐막 연설과 당장(당헌) 개정안, 시 주석의 20기 1차 전체회의(1중전회) 기자회견 메시지를 통해 드러난 ‘시진핑 3기’는 내부 결속을 통해 더 강력해질 중국과 미국 간의 한층 치열해질 패권 경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 사라진 中 권력···당헌으로 절대 권력 뒷받침

중국 권력에서 그나마 형식적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견제와 균형’은 시진핑 3기를 맞아 완전히 소멸된다. 22일 폐막한 20차 당대회에서 결의된 당장(당헌) 개정안은 ‘원톱’ 시 주석으로의 철저한 권력 집중을 뒷받침했다. 결의문은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를 강조한 것으로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 핵심 지위 확립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한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 수호’와 ‘집중 통일 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지도부와 헌법의 비호 아래 절대 권력을 틀어쥔 시 주석이 제시한 집권 3기 이후 로드맵은 앞서 16일 20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대로 중국의 사회주의 현대화와 ‘공동부유’다. 공산당은 당장 개정 결의문에 “당대회에서는 점차적으로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실현하고 혁신과 조화, 녹색, 개방, 공유의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하며 ‘쌍순환(국내·국외 이중 순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을 당장에 넣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동부유라는 표현은 기존 당장에도 담겨 있지만 수정된 당장에서 새로운 목표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 독립 반대’ 헌법에 명기···미중 전략 경쟁 격화 예고

20차 당대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당 헌법인 당장에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처음으로 명기했다. 당대회 결의문은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개정 당장에 명문화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혀 이전까지 “조국 통일 대업 완성”이라는 표현을 쓰던 것을 더욱 구체화했다. 시 주석은 당대회 개막식에서도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 약속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대만에 대한 강경 기조 속에 시 주석 3기가 시작됨에 따라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미국의 경계감이 더욱 커진 것은 물론 동북아를 무대로 하는 미중 전략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의 명분을 쌓기 위해 대만과의 무력 통일을 불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감 있게 제기된다. 미 당국에서는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끝내도록 군에 지시했다는 정보가 흘러 나오고 중국의 대만 침공이 당장 올해 안에도 가능하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을 향한 중국의 외교적 대응도 한층 격화될 조짐이다. 새롭게 중앙위원회에 진입하며 차기 외교부장 후보로 급부상한 친강 주미대사는 이른바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으로 불리는 인물로 미국 비판에 앞장서왔다. 지난해 미중관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미국이) 입을 닥쳐야 한다”고 밝히는 등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는 강경파인 그가 대미 공세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EU 제재, 정상외교로 넘나

미 백악관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국제 질서에서 유일한 경쟁자이자 지정학적 도전자’로 규정했고 유럽연합(EU)도 중국을 기존의 ‘협력 파트너이자 경제적 경쟁자’에서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하며 대중국 전략을 크게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강력한 견제 속에 대관식을 치른 시 주석은 3기 체제의 최대 난관인 국제적 고립에 정상외교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당대회에서 내부 결속을 다진 시 주석이 이제 적극적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거나 정상 초청을 통한 외교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제1부부장은 20일 당대회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영수의 카리스마와 인격으로 신시대 중국 특색 대국 외교를 최종적으로 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보폭에 맞춰 정상외교의 물결을 끊임없이 일으키며 중국 외교의 새로운 장을 쓰겠다”고 밝혔다.

당장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첫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여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중 프랑스와 독일·이탈리아·스페인 정상 초청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EU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식량 안보, 경제 관계와 같은 이슈에서 중국과의 대화에 우호적인 편이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 방문을 확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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