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정당성' 내세운 시진핑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추진"

길윤형 2022. 10. 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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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낮 12시6분(한국시각 오후 1시6분),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나갈 공산당 지도부가 입장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 3층 둥다팅의 문이 열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은 23일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을 앞서 만나 "자네는 당과 국가와 국제정세상 필요하니까 계속한다고 하지만, 당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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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중국 '100년 목표' 강조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 내세워
장쩌민 "당 개인의 것이 아니다" 충고했다 보도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23일 낮 12시6분(한국시각 오후 1시6분),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나갈 공산당 지도부가 입장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 3층 둥다팅의 문이 열렸다.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선두로 7명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줄지어 입장했다. 감색 양복을 입고 자주색 넥타이를 맨 시 주석에 이어 ‘2인자’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와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이 뒤따랐다. 행사장을 메운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고 일부는 박수를 쳤다. 위원들의 입장이 끝난 뒤 장내엔 한순간 긴장감이 흘렀다.

왼쪽 연단으로 자리를 옮긴 시 주석은 전날 끝난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에 대한 짧은 감상을 밝힌 뒤, 6명의 상무위원을 소개했다. 전날 본인의 3연임을 무사히 결정지은 탓인지, 시 주석은 낮은 톤으로 20여분 동안 느릿하게 연설했다. 그의 음성은 영어 순차 통역을 통해 전세계에 전해졌다.

그가 힘줘 강조한 것은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중국과 중국공산당의 새 여정이었다. 시 주석은 “전당과 전국 각 민족의 노력으로 우리는 계획대로 ‘샤오캉 사회’(기본적 의식주 문제를 해결한 사회)를 건설했다. (1921년 중국공산당 창당 이후) 첫 100주년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이제 우리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한다는 새로운 길에 나섰다. 두번째 100년 목표를 위해 분투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세계를 향해 “세계 없이 중국의 발전이 없고, 세계가 발전하려면 중국이 필요하다. 우리는 세계 각국의 인민과 함께 평화·발전·공평·정의·민주·자유라는 전 인류 공통의 가치를 발양하고 인류 운명공동체를 계속해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고, 중국공산당을 향해서는 “새로운 길을 나서는데 우리는 당의 자기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과 시련에 직면해 있어 우리는 고도로 경계하고 냉정하고 신중함을 유지해 중화인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고한 기둥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서 퇴장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어깨를 건드리며 말을 걸고 있다. 이날 후 전 주석이 갑작스레 회의장을 떠나면서 그 이유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23일 단순한 건강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본인의 3연임을 시작하면서 중국 인민들과 세계를 향해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고, 당에는 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이 행사는 ‘기자회견’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시 주석은 말미에 “중국 각지를 여행하고 객관적이고 진실하게 중국을 세계에 알려달라”고 했을 뿐 따로 질문을 받진 않았다.

시 주석의 독주에 중국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날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오전 11시께 시 주석의 전임자였던 후진타오(79) 전 주석이 회의 도중 안내원의 부축을 받으며 퇴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영문 트위터를 통해 후 전 주석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인사나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전날 폐막식 행사장에 장쩌민(96) 전 주석과 주룽지(94) 전 총리 등 다른 원로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3일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을 앞서 만나 “자네는 당과 국가와 국제정세상 필요하니까 계속한다고 하지만, 당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폐막식에서 지난 10년간 자신과 함께 중국을 이끈 ‘2인자’ 리커창 총리와 눈을 마주치지도, 악수를 하지도 않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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