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후' 후춘화, 상무위 진입 또 실패
한때 ‘포스트 시진핑’ ‘차기 총리’로 거론됐던 후춘화(胡春华) 중국 부총리(59)가 이번에도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회 진입에 실패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계 대표 인물인 후 부총리의 상무위 진입 실패는 시진핑 국가주석 충성파로 지도부가 꾸려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후 부총리는 23일 열린 20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 전회) 이후 상무위원 7인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 주석 이외에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 등 4명이 20기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했고,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와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유임했다. 이전 19기 상무위원 7인 중 4명이 교체되며 큰 폭으로 인사교체가 이뤄졌다.
후 부총리는 후베이성 중부 빈농 출신으로 16세에 베이징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후 공직에 진출해 시짱(티베트) 자치구 근무를 자원했고, 1988년부터 1992년까지 티베트 자치구의 당서기였던 후진타오 전 주석에 의해 발탁됐다. 후 부총리는 여러 차례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2008년 만 45세로 중국 사상 최연소 성장이 됐고, 2012년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25인에 포함되며 최연소 중앙위원으로도 발탁됐다. 이때부터 후 부총리는 ‘리틀 후’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2017년 19차 당대회 당시 ‘격대지정(현 지도자가 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권력 승계 방식)’ 전통에 따라 후 부총리가 ‘포스트 시진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상무위 진입에 실패하고 정치국원으로 머물렀다.
이번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도 해외 여러 매체는 후 부총리를 ‘상무위 진입 0순위’ 겸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했다. 후춘화 부총리가 후진타오 전 주석 계열이면서도 시진핑 주석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점, 후계자가 아니라 권위에 도전하지 않는 2인자로 적합하다는 점, 탕평 차원에서 시 주석이 후 부총리를 총리로 중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주요 근거였다. 유사한 조건을 갖춘 경쟁자들에 비해 나이가 젊다는 것 또한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결국 후 부총리는 이번에도 상무위 입성에 실패했다. 정치국원 24인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것이 좌천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후진타오계로 꼽히는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또한 20기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돼, 이번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계가 사실상 멸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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