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물러난 영국 대권 누구 손에..사실상 수낵-존슨 전 총리 2파전
BBC 현황 집계로는 수낵 128명, 존슨 53명, 모돈트 23명
영국의 차기 총리가 될 의회 다수당 보수당의 대표를 뽑는 경선전에서 유력 주자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등 2명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존슨은 22일(현지시간) 급거 귀국해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했다고 AFP,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런던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에게 야유를 받았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지난달 초 자리를 물려받은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사임하자 재기를 노리며 선거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은 없으나, 보수당 내부에서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경선전의 1차 관문인 후보 등록을 하려면 25일 오후 2시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수낵은 이미 이 요건을 충족했으며 존슨도 마감시간까지 요건을 맞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찌감치 도전을 선언했던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대권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22일 저녁 기준 BBC 집계에 따르면 수낵이 이미 의원 128명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존슨이 53명, 모돈트가 23명을 각각 확보했다.
존슨 측은 22일 이미 100명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으나 수낵 측은 이런 주장을 선뜻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2일 수낵이 선두주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관측하면서 케미 바데노크 국제통상부 장관이 현직 각료 중 최초로 수낵 공개지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바데노크는 "나도 때로는 보리스 존슨 팬클럽의 회원이었다"면서도 "우리 보수당은 팬클럽이 아니고, 인기투표를 벌이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수낵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수낵과 존슨이 단일화 논의를 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수낵이 존슨에게 외무장관직이나 내무장관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수낵이 보수당 지지 유권자들과 당의 우파 세력에서 인기가 높은 존슨을 끌어들여 '당심'을 얻고 당을 단합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수낵은 존슨이 총리일 때 요직인 재무장관을 지냈으나, 올해 7월 존슨이 여론 악화로 궁지에 몰렸을 때 가장 먼저 재무장관직을 내던져 내각 대탈출을 촉발하는 등 존슨의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런 이유로 양측은 거의 앙숙 관계다. 수낵은 이런 전력으로 인해 '당심'이나 당내 우파의 지지를 얻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존슨이 총리직이 아닌 장관직 제안을 수락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영국 전직 총리가 그보다 직급이 낮은 장관직을 맡은 전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1963년 10월부터 363일간 총리를 지낸 앨릭 더글라스-홈이 1970~1974년 외무장관을 맡은 것이 마지막 사례였다.
존슨이 독자적으로 의원 100명의 지지를 확보해 후보등록을 한 후 당대표직 및 총리직 복귀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수낵과 존슨의 2파전으로 보수당 의원들의 투표에 이어 당원 투표가 이뤄진다.
의원 상대 투표 의향 설문조사와 당원 상대 여론조사의 추이로 보아, 이럴 경우 팽팽한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을 혼돈에 빠뜨리고 총리직에서 퇴임한지 두 달도 안 된 존슨이 총리로 복귀할 경우 더 큰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언론인 출신인 존슨 전 총리는 2008~2016년 런던 시장, 2016~2018년 외무장관을 맡은 데 이어 2019년 7월 테리사 메이의 후임으로 보수당 대표에 선출돼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방역 규정을 위반한 채 파티를 벌인 사실이 알려져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바람에 올해 7월 당 안팎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고, 9월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수낵과 존슨은 아직 공식적으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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