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배신에 '스러지는 별'..비운의 '리틀 후'

임정환 기자 2022. 10. 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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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후'로 불렸던 후춘화(59) 중국 부총리가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덩샤오핑이 만든 '격대지정'(隔代指定, 권력투쟁의 폐단을 막으려고 현 지도자가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권력 승계 방식) 전통에 따른다면 후 부총리는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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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춘화 중국 부총리. EPA 연합뉴스

후춘화 中 부총리, 당 중앙위 상무위원 명단서 제외

‘리틀 후’로 불렸던 후춘화(59) 중국 부총리가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격대지정(隔代指定, 권력투쟁의 폐단을 막으려고 현 지도자가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권력 승계 방식)’ 전통을 바탕으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최고봉인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 본인이 1인 체제 공고화를 위해 이 전통을 어겼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22일 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한 것도 후 부총리의 상무위원 진입 무산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후 부총리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 하루 뒤인 23일 열린 20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선보인 상무위원 7명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이외에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 등 4명이 20기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했고,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와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유임했다.

후 부총리는 후베이성 중부의 빈농 출신으로 16살 때 베이징대학에 입학한 수재로 통한다. 그는 졸업 후 공직에 진출해 척박한 시짱(티베트) 자치구를 자원해 줄곧 근무하다가 1988년부터 1992년까지 티베트 자치구의 당서기였던 후진타오 눈에 띄어 중앙 무대로 진출했다. 2012년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25명 정치국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그때부터 ‘리틀 후’로 불리며 최고의 별이 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덩샤오핑이 만든 ‘격대지정’(隔代指定, 권력투쟁의 폐단을 막으려고 현 지도자가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정하는 권력 승계 방식) 전통에 따른다면 후 부총리는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 2007년 제17차 당 대회 때 부총리로 권력서열 6위의 상무위원에 진입했던 리커창과 함께 5위의 국가부주석에 올랐던 시진핑이, 격대지정 전통을 바탕으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최고봉인 국가주석에 오르고도 본인은 이 전통을 어긴 셈이다.

외교가에선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22일 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한 것도 후춘화의 상무위원 진입 무산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후 전 주석은 전날 오전 11시 15분쯤 갑자기 시 주석과 잠시 대화한 뒤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짧게 말을 건네고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후 전 주석의 건강이 좋지 않아 퇴장했다고 보도했으나, 시 주석의 ‘마이웨이’에 대한 불만의 표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사실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중심의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과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세력은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 중심의 시 주석 세력을 견제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게 된 상황에 대한 반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리커창 총리→후춘화 부총리→루하오(陸昊·55) 자연자원부 장관 순으로 공청단 제1서기를 역임한 이른바 공청단 세력은, 이번에 리커창 총리의 퇴임과 후 부총리의 상무위원 진입 실패로 사실상 와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던 후 부총리는, 중국 공산당이 암묵적으로 지켜온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와 격대지정 원칙이 와해하는 속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으로 중국의 ‘스러지는 별’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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