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3기 출범] 시진핑, 1인 지배체제 완성.. 공청단 등 다른 파벌 사실상 전멸

박양수 2022. 10. 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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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도체제 와해, 원톱 구축
중앙정치국도 측근 대거 포진
'15년+알파' 장기집권 문 열어
퇴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후 퇴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측근 인사 4명을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진출시키며 집권 3기를 공식 출범시켰다. 새 지도부가 시 주석의 비서였거나 그의 두뇌 역할을 했던 이들로 모두 채워져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발표된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 인사들과 종전 최고지도부에 몸담았던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포함됐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시진핑 현 총서기는 2012년, 2017년에 이어 3번째로 당 총서기로 선출돼 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에서 선두에 서서 입장한 뒤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동료 상무위원을 호명했다.

당내 서열을 의미하는 이 순서로 미뤄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낸 리창이 내년 3월 리커창 총리의 후임 국무원 총리로 발탁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공식적인 총리 지명은 202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이뤄지며, 그때까지는 리커창 총리가 임기를 수행한다. 리창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절 핵심 부하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시 주석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저장성 출신인 그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 격인 저장성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을 맡으면서 승진 가도를 달리게 된다.

특히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 당 서기에 이어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자 리창은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등 핵심 지역의 요직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리창이 상하이 봉쇄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상무위원 서열 2위에 오르며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히게 된 데는 무엇보다 시 주석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부총리가 총리로 승진했다는 관례 등을 고려할 때 리창이 조만간 부총리를 맡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창이 부총리를 맡는다면 내년 3월 전인대에서 10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리커창 총리를 대신해 중국 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자오러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시는 이날 1중전회에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선출됐고, 중앙 서기처 서기와 부총리 자리를 차이치와 딩쉐샹이 각각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25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여럿 포함됐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반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했다. 이로써 최고 지도부는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복심 인사들로 채워지고,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결국 시 주석은 자신 중심의 독보적이고 집중적인 '원톱', '원팀'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며 총 임기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 체제의 문을 열었다.

시 주석이 전임자의 '10년 집권'을 넘어서는 장기 집권 체제를 시작하면서 측근 위주로 최고 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와해하고, 시 주석 중심으로 결정 권한을 집중하는 '집중통일영도' 체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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