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위성 발 묶인 '아리랑 위성 삼형제'..아슬아슬 외줄타기 운용"

박근태 기자 2022. 10. 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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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주 "아리랑 6·7호, 대러 제재·코로나19 등으로 발사·개발 지연"
아리랑 3·3A·5호 대체 부품 사용 중.."기능 수행에는 문제 없어"
한국의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5호를 실은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가 2013년 8월 22일 오후 8시 39분쯤 러시아 남부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토 정책 수립에 필요한 연구와 북한 감시 목적으로 사용되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3호와 3A호, 5호가 발사한 지 7~10년이 지나면서 위성 제어와 기능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 고장 나 대체부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의 주요 우주협력국이던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고 코로나19 사태로 후속 위성 발사가 늦어지면서 주요 대북 ‘감시 자산’ 공백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운용 중인 전자광학 위성인 아리랑3호와 3A호,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인 아리랑5호가 주요 부품이 고장난 채 대체부품을 가동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내 독자 위성 기술 확보와 연구 목적의 위성 영상 확보, 대북 감시 목적을 위해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위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1999년 첫 위성인 아리랑 1호를 발사한 데 이어 2006년 아리랑2호, 2012년 아리랑 3호, 2013년 아리랑 5호, 2015년 아리랑 3A를 쏘아 올렸다.

지구관측 위성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인 공간해상도는 아리랑1호일 때만 해도 6.6m였는데 이후 1m급으로 향상됐고 다시 0.7m, 0.55m로 급격히 향상됐다. 해상도란 광학 감시 위성 성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우주에서 지상의 물체를 얼마나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해상도 1m란 지상의 가로세로 1m물체를 한점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로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작은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리랑 5호와 3A호를 통해 밤이나 구름이 끼어도 땅 위 물체를 감시하는 해상도 1m급 위성 레이더 기술과 함께 컴컴한 밤에도 물체를 확인하는 적외선(IR) 관측 기술도 확보됐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3호가 지구 685km 상공의 우주궤도를 돌고 있는 상상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리랑 1호와 2호는 각각 2007년과 2015년에 임무를 마쳤다. 현재는 광학 위성인 아리랑 3·3A호, 레이더 위성인 5호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리랑 3호와 3A호의 수명이 각각 4년, 아리랑 5호는 수명이 5년이지만 효율적인 위성 운용을 통해 아리랑1호는 8년, 2호는 9년간 운용되는 등 임무수명보다 각각 5년과 6년 더 운용됐다.

하지만 박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받은 ‘인공위성 에러 발생 현황’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3·3A·5호 위성 모두 일부 부품에 에러가 발생해 대체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랑3호는 2012년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685km 상공에서 지금도 하루에 지구를 15바퀴씩 돌며 한반도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X밴드 송신기와 S밴드 수신기, 전력분배 장치의 주요 부품에서 오류가 발생해 현재 대체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의 핵심 부품인 위성 영상 데이터를 주고받고 위성을 제어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겨 백업용 장치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2015년 발사된 광학과 IR 위성인 3A호도 관제에 필요한 S밴드 업링크 시스템과 전력분배 장치 부품에 에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대체 부품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S밴드 부품에 또 다른 에러가 발생해 사실상 위성 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3년 발사된 아리랑5호도 S밴드 수신기 주 부품이 고장 나 대체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위성 전문가들은 아리랑 위성은 주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대체부품으로 전환해 계속 운용될 수 있도록 설계가 이중화됐기 때문에 기능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체부품마저 고장 나면 사실상 위성 운용은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정부가 이들 위성을 대체할 후속 위성을 개발하고 있지만 당분간 발사가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는 8867억 원을 투자해 아리랑 5호를 대체할 해상도 1m급 SAR 위성인 아리랑 6호와 사람도 인식하는 초정밀 광학위성인 아리랑7호를 개발하고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5호' 상상도/항공우주연구원제공 ⓒ News1

러시아가 올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항의해 국제사회가 대러 제재에 들어가면서 애초 올해 말 러시아 플레세츠크에서 신형 앙가라 로켓에 실어 아리랑6호를 발사하려던 계획의 추진이 어려워진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 발사체를 주요 위성 발사에 자주 활용해 왔다. 지금까지 발사된 아리랑 위성 5기 중 3기가 러시아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하지만 대러 제재로 발사 계약이 틀어지면서 아리랑 5호를 6호로 교체하려 했던 계획은 뒤로 미뤄지게 됐다. 러시아 협력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면서 미국과 유럽 발사체로 전 세계 발사물량이 몰리면서 아리랑6호의 대체 발사체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초 2021년 하반기에 쏘아 올리려던 아리랑7호도 부품 제작 결함과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제작이 지연되면서 발사가 2023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아리랑3A호를 대체하기 위해 2024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해상도 0.3m급 적외선 위성인 아리랑 7A호도 발사체 공급이 부족해지면 발사가 늦춰질 수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다목적실용위성 개발사업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위성 3·3A·5호의 임무 수명을 내년까지 연장했다. 위성의 임무 수명은 위성의 설계가 견딜 수 있는 한계와 임무 요건을 만족할 수 있는 운용 기간으로 설정하는데 위성에 연료가 남았고 손상이 심하지 않으며 이중 부품 체계가 적용됐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장을 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해 박 의원실에 “다목적 실용위성은 신뢰도가 높은 부품을 사용했고 주요 부품을 이중화해 제작했으며 운영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고장에 따른 관측 공백 발생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 위성이 정상 운영 중이며 남은 연료의 양은 충분함을 고려할 때 후속 위성 발사 이후에도 수년 이상 임무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아리랑 위성이 최상의 임무가 가능한 수명보다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어 지구관측 위성망에 구멍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 안전은 물론 국가의 안보와도 깊이 밀접한 만큼 위성 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고 아리랑 6호와 7호, 7A호로 후속 위성으로 적기에 교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분
다목아리랑위성적실용위성(아리랑위성)

3호
3A호
5호
6호
7호

개발목적
지구정밀관측(광학)
지구정밀관측(광학+적외선)
전천후지구관측(영상레이더)
전천후지구관측(영상레이더)
지구정밀관측(광학+적외선)

위성형상
3호기형상

3A호기형상

5호기형상

6호기형상

7호기형상


사업기간
’04.8~’12.8
’06.12~’15.12
’05.6~’15.6
’12~’22
’16.8~’23.3

중량
980kg
1,100Kg 내외
1,400Kg 내외
1,750kg
2000kg

임무수명
4년
4년
5년
5년
5년

주요성능(해상도)
흑백 0.7m
칼라 2.8m

흑백 0.55m
칼라 2.2m

레이더 영상
1m/3m/20m

레이더 영상
0.5m/3m/20m

흑백 0.3m
칼라 1.12m


발사체
H2-A(일)
Dnepr(러)
Dnepr(러)
Angara1.2(러)
Vega-C(프)

발사장
다네가시마(일)
Yasny(러)
Yasny(러)
Plesetsk(러)
기아나쿠르(프랑스령)

발사일
’12.5.18
’15.3.26
’13.8.22
’22(예정)
‘22.하(예정)

운용현황
임무수행중
임무수행중
임무수행중
개발중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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