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VC의 '셀럽 사랑'..김태호·설민석·테디에 '뭉칫돈'

류석 기자 2022. 10. 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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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꿈아이·테오·더블랙레이블 등 VC 러브콜
예능·엔터 등 콘텐츠 분야에서 영향력 막강
설립 수개월 만에 밸류 1000억 등극 사례도
[서울경제]

이른바 '셀럽(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 유명 인사)'이 직접 창업한 스타트업들이 벤처 투자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설립 직후 복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뭉칫돈 투자를 유치하는가 하면 첫 투자 유치에서 1000억 원이 넘는 몸값을 인정받기도 했다. 전문 투자가들은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과 창업자의 높은 인지도가 신규 사업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일정 부분 담보해줄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콘텐츠 스타트업 분야에서 셀럽들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2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 강사 출신 설민석 씨가 설립한 '단꿈아이'가 약 100억 원 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인터베스트, 에스투엘투자파트너스, 이수창업투자 등 유수의 VC들이 투자 러브콜을 보내면서 투자 유치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설민석 단꿈아이 대표.(사진=단꿈아이)

단꿈아이가 VC 투자를 유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 설립 직후인 2019년 말 70억 원의 첫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한국산업은행과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와이지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설립 3년 만에 누적 투자금 약 170억 원을 달성한 셈이다. 기업가치도 6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단꿈아이가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설민석 대표가 가진 콘텐츠 제작 역량과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투자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은 때문이다. 설 대표는 EBS와 교육업체 이투스 등에서 역사 강사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역사 관련 방송에도 다수 출연,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인정받으며 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단꿈아이에 투자한 한 VC 관계자는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설 대표가 가진 업계에서의 경험과 명성이 크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MBC 출신 김태호 PD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테오'도 최근 새한창업투자로부터 10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테오는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테오가 가진 사업적 역량에 더해 김태호 PD의 연예계 영향력이 높은 기업가치 책정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태호 PD.

김 PD는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무한도전', '놀면뭐하니' 등을 제작하며 국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예능 PD로 입지를 구축했다. 또 김 PD는 직접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먹보와 털보'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에서 예능 부분 1위에 오르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테오는 앞으로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넷플릭스·애플TV·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방송사들과 협업을 진행해 국내외 콘텐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인재 영입을 통한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와 전자상거래(e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제작자(프로듀서 ) 박홍준(미국명 : 테디) 대표가 설립한 더블랙레이블도 VC들의 투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1990년 힙합 그룹 원타임으로 데뷔해 인기를 끌었던 인물로 빅뱅, 2EN1, 블랙핑크 등을 키워낸 스타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더블랙레이블은 2021년 초 회사 설립 후 첫 투자를 유치했었는데, 규모가 425억 원에 달했다. 새한창투 등이 투자를 단행했으며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1500억 원 이었다. 투자자들은 더블랙레이블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했다.

더블랙레이블은 음반 제작과 신인 아티스트 양성을 비롯해 배우 매니지먼트 등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다. 대표적인 소속 아티스트로는 자이언티, 전소미 등이 있다. 작년 매출액 104억 원, 영업손실 1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 더블랙레이블은 VC 투자 심사역, 상장사 펄어비스(263750) 대표를 역임했던 정경인 씨를 신임 대표로 선임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조만간 대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벤처투자 시장에서 더블랙레이블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 원~30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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