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의 사람들.. 시진핑 3기 최고 지도부, 1인 지배 체제 완성
중국 시진핑 정권 3기 최고지도부가 23일 출범했다. 새 최고지도부는 시 주석의 비서였거나 그의 입·두뇌 역할을 했던 이들로 채워져 ‘모두 시진핑의 사람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정치적 기준’과 단결이 특히 강조됐다. 중국 최고 지도부 내에서 시 주석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려워지면서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 전회)를 열어 향후 5년간 중국 공산당을 이끌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이들을 포함한 정치국원을 선출했다. 시진핑 현 총서기가 2012년, 2017년에 이어 3번째로 당 총서기로 선출되며 장기집권의 문을 열었다. 시진핑 2기에서 각각 당의 감찰 업무, 선전·사상을 주관했던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잔류했다.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리시 광둥성 당서기가 새롭게 최고지도부에 합류했다. 신임 상무위원들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시진핑 집권 3기는 외형만 전통적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했을 뿐 내용 면에서는 ‘시진핑 1인 지배 체계’를 완전히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총서기가 군, 정무를 이끌되 당의 2인자인 국무원(행정기관)을 이끄는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며 총서기를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친기업 성향으로 부총리를 지낸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차기 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왕 주석이 3기 지도부에서 탈락하면서 중국 총리는 시 주석의 지시를 받고 이행하는, 정책 집행자 수준으로 위상이 낮아질 전망이다.
새롭게 상무위원에 진입한 딩쉐샹은 시 주석의 상하이시 당서기 근무 시절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었고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리창 역시 시 주석이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그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상무위원 합류와 동시에 ‘당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리시는 1980년대 리쯔치 간쑤성 당서기의 비서로 일하며 리 서기의 동향이자 상사였던 시중쉰, 시중쉰의 아들인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 시진핑 3기에서 장쩌민 집권 말기 만들어진 ‘칠상팔하’가 깨진 것도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원 이상 당 지도부 교체 때 만 67세는 남고 68세는 은퇴한다는 비공식 인사 규정으로, 명확한 은퇴 기준이 없는 중국 공산당에서 고위층의 장기 집권을 막던 유일한 안전판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69) 본인을 비롯해 장유사(72)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왕이(69) 외교부장이 칠상팔하 관례를 깨고 앞으로 최소 5년 더 일하게 된다. 칠상팔하의 큰 원칙은 유지하되 총서기와 국방(장유사), 외교(왕이) 분야에 대해서만 예외를 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당 지도부에 ‘새 피’ 유입이 늦어지고 지도부 인사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의 뚜렷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아 5년 후 시 주석의 4연임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이 이번 인사를 주도했으며, ‘정치적 기준’이 인사의 핵심 원칙이라고 했다. 시 주석이 끄는 당의 정책과 이념을 따르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새로운 중앙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선발과 관련해 “시진핑 총서기는 ‘사람을 쓸 때 최우선은 정치적 기준’이라고 강조했다”며 “두 위원회(중앙위·중앙기율위) 진출 여부는 순서에 따라 당연히 들어간다거나 관례에 따른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먼저 정치적 기준을 충족했는지, 정치적 소질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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